20일 오후 서울 시청 시장실에서 이뤄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당내 경선도 수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 어쨌든 저도 당원의 입장에서 당의 당헌과 당규에 따라야 한다. 경선하겠다는 분이 나오셔서 당이 결정을 한다면 그런 절차에 따라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다른 경선자가 없다면 그 역시 룰(무경선 공천)에 따라서 가는 것이겠지요”라고 답했다.
박 시장은 “제 맘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은 다 시민의 뜻에 달려있다. 시민의 꿈과 소망과 판단에 달려있다”며 “사실은 제가 여의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해 잘 모른다. 가끔 신문에서 보는 것이 전부”라 말하며 웃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민주당 내에서 서울시장직에 의지가 있었던 인사는 박영선 의원과 추미애 의원 등이었으나 현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가장 껄끄러웠던 안철수 의원과의 경쟁구도 역시도 3월 2일의 ‘통합 발표’로 해결됐다. 통합의 가장 큰 수혜자가 박 시장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시장과의 인터뷰 시작은 다소 뜻밖의 일로부터 시작됐다. 그에게 ‘어떻게 (시장실에) 서류가 이렇게 많으냐’는 인사를 건네자 “이것이 제가 2년여동안 해온 시정의 결과물들”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무엇이든 물어보라. 여기에 모든 것이 다있다. 뭐든 물어보시라”고 자신했다.
돌발 질문을 던졌다. ‘노량진 인명사고’ 기록도 있느냐고 했다. 박 시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책상 뒤편 책장에서 두개의 ‘파일묶음’을 인터뷰 석으로 가져왔다. 그는 “여기에 모든 것이 다 기록돼 있다. 재발방지를 위해 취한 모든 논의 과정과 사고가 나게 된 경위 등이 모두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2년여의 시정을 머리속에, 그리고 한손에 ‘콱’틀어쥐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 말하며 웃었다.
‘대권 도전’ 의사도 물었다. 박 시장은 “그런 질문을 시장이 되면서부터 받았다. 그러나 저는 정말 인구 1000만명, 세계적인 대도시인 서울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바쳐도 힘들다. 그런데 자꾸 다른 마음 먹고 그러다 보면 시정이 왜곡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장만 하겠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지만 즉답을 피한만큼 상황은 언제든 바뀔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 중인 ‘규제 타파’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원칙과 상식, 그리고 합리와 균형을 가지고 보면 필요한 규제도 있다. 행정은 늘 성찰적 행정이 돼야 한다”면서 “서울시는 1~2인 가구가 엄청나게 늘었다. 그런데 건설업자들이 만일 대형아파트를 지으려 한다면 규제를 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