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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부진과 리콜사태… 위기의 두 여인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버지니아 로메티(56) IBM 최고경영자(CEO)와 메리 바라(52) 제너럴모터스(GM) CEO, 승승장구하며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던 두 여인이 위기에 빠졌다.



로메티는 메이저 IBM 13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로, 바라는 GM 10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로 임명돼 모두 ‘최초의 여성 CEO’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한 사람은 실적부진으로, 다른 한 사람은 뜻하지 않은 리콜 사태로 그 어느때보다 위기 대처능력과 자기 희생이 필요한 시점에 접어들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전자공학을 전공한 기술에 능숙한 전문 경영인 인데다, 비슷한 시기에 GM인스티튜트(현 케터링대학교)에서 수학했다는 점도 두 사람이 가진 공통점이다. 하지만 전임자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17일(현지시간) GM은 점화장치에 결함이 있는 차량 160만대를 리콜한 데 이어 이번엔 에어백 결함을 이유로 차량 150만대를 추가로 리콜하기로 발표했다.

연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신차를 발표하며 성공적인 정부 구제금융 졸업과 함께 GM 부활을 맹세했던 바라로서는 댄 애커슨 전 CEO의 뒤를 이어 취임한지 2개월 만에 대형 폭탄을 맞은 셈이다.

특히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경력을 문제삼기도 했다. 이번 리콜사태의 원인이 됐던 점화장치 결함 문제는 지난 2003년부터 제기돼 왔고 30년 동안 전문 기술자로 GM에서 일해왔는데 이 문제를 전혀 몰랐던 것처럼 보인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바라는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었고 2008년엔 글로벌 제조기술 부사장을 역임했다. 리콜 차량 제조 시기와는 다르나 2011년부터 2년 동안 글로벌 제품개발 부사장으로 일했었다.

IBM은 로메티의 취임 이후 지난 2012년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IBM과 로메티 회장이 더블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로메티 회장은 스스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자신의 실패를 시인하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해 4분기 실적 하락에 보너스를 받지 않겠다고까지 했다.


지난해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19% 올라 큰 성장을 거둔 반면, IBM의 주가는 반대로 13% 하락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목표치에 훨씬 못미치는 IBM의 주당순이익(EPS)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IBM은 2002년 1.81달러에 불과하던 EPS를 내년까지 20달러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해 EPS는 2010년과 비슷한 10달러에 불과했다.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실패한 로메티가 직면한 다른 딜레마는 지나친 자사주 매입이었다. 2007년 이후 자사주 매입에 604억달러를 투입한 IBM은 이후 발행주식의 감소를 가져와 분기당 발행주식 수는 20년 전 23억주에서 지난해 10억주로 크게 감소했다.

사실 로메티는 걸출한 경영인인 샘 팔미사노 회장으로부터 주가가 사상최고를 기록하던 2011년 말에 회사를 넘겨받았다. 하드웨어 기반의 IBM을 소프트웨어 회사로 탈바꿈시키고는 있지만 정보통신(IT) 트렌드 변화와 하드웨어 영업 분야의 지속적인 매출하락은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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