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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사 ‘편먹기’ 로 불황돌파
기술보다 규모로 물량확보 승부
P3 · CKYHE · G6 4월 출범 준비


오는 4월, 쎈 놈들의 ‘해상전(戰)’이 시작된다. 호황기 때는 경쟁적으로 운임을 낮추며 각개전투를 벌이던 해운사들이 수년 째 이어지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명 ‘편 먹기’를 시작했다. 기술보다는 규모로 승부를 걸었다. 일단 머스크 등 글로벌 1~3위가 뭉친 P3, 한진해운이 소속된 CKYHE, 현대상선이 소속된 G6 등 3파전으로 가는 모양새다. 세 동맹(얼라이언스)모두 오는 2분기 본격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각 300만~400만TEU의 선복량을 자랑하며 만만치 않은 경쟁이 예상된다.

▶선복량 1위는 P3=25일 프랑스 리서치회사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일단 가장 많은 선복량을 보유한 동맹은 P3다. 머스크(덴마크), MSC(스위스), CMA-CGM(프랑스)등 글로벌 1~3위가 손을 잡은 만큼 선복량은 약 410만TEU(1TEU는 20피트 단위 컨테이너 한 개), 선박 대수는 1465대에 달한다.

현대상선과 더불어 APL(싱가포르), MOL(일본), 하팍로이드(독일), NYK(일본), OOCL(홍콩)등 6개의 글로벌 선사들로 구성된 G6의 전체 선복량은 약 315만TEU다. 한진해운과 COSCO(중국), K-라인(일본), 양밍(홍콩), 에버그린(대만) 등 5개의 선사로 구성된 CKYHE는 298만TEU다. 전체 선복량 기준으로는 G6가 앞서지만 주요 구간인 ‘아시아-유럽’ 구간 선복량을 비교하면 CKYHE가 8만5752TEU로 G6(7만176TEU)보다 많다.

▶유럽은 본무대…아시아ㆍ미주는 신성장시장=유럽 항로는 일단 P3의 경쟁력이 막강하다. 덴마크,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 국가 선사들이 모여있다 보니 유럽 지역 물량 확보에 있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절대강자가 있지만 전체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럽 노선은 나머지 동맹에게도 버릴 수 없는 주요 시장이다. 한진해운은 CKYHE동맹과 북유럽 항로 79개, 지중해 항로 63개 기항지를 운항하며 서비스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지중해를 포함한 유럽 항로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고 대형선 1만3000TEU급을 포함한 총 109척의 선박을 투입할 예정이다.

새로운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G6는 아시아~미주 서안 및 대서양 항로 내 서비스 노선을 17개로 확대해 2분기에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항로는 북미 서안 항로 12개, 대서양 항로 5개 등이다. 


▶“경쟁력 갖추려면 정부 지원 필수”=동맹 구성은 해운사들에겐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불황으로 무작정 선대를 확장하고 노선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서로의 선박과 노선을 빌려 쓰는 방식을 사용하는 셈이다. 즉 해당 노선에 선박을 투입하지 않아도 다른 소속 선사의 배를 이용해 물량을 실어나를 수 있다. 투자는 최소화하면서도 서비스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CKYHE로 편입한 대만 선사 에버그린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에버그린은 과거 동맹 가입을 거절하고 수년 간 독립 선사 형태로 운영하며 다른 선사 및 동맹과 파트너십을 맺는 방법으로 영업을 해왔지만 불황이 계속되고 다른 선사들이 동맹 차원에서 영업을 확대하면서 결국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한번 동맹에 소속됐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다른 선사와 동등한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언제든 동맹에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해운사가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는 “경쟁력이 없으면 언제든 동맹체에서 빠질 수 있고 영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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