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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올림픽]편파ㆍ텃세ㆍ비매너…올림픽이 이래도 되나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편파판정과 홈 텃세, 비매너 논란으로 얼룩지면서 ‘지구촌 최대 축제’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쯤되면 역대 최악의 올림픽 반열에 올려도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개막부터 쉽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소치에서 불과 690km 떨어진 볼고그라드에서 이틀 사이 30여명이 목숨을 잃은 테러사건이 벌어지면서 테러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러시아는 테러를 저지하기 위해 소치에 야전부대를 배치하고 6만명의 안전 요원을 배치하는 등 삼엄한 경비 속에 개막식이 치러졌다.

대회가 시작되고 나서는 러시아 관중들의 홈 텃세와 비매너가 도마 위에 올랐다.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은 물론 페어스케이팅과 아이스댄스에서 보여준 이들의 응원 매너는 세계 어느 경기장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메달 시상대에 선 김연아와 소트니코바

심지어 북과 부부젤라까지 등장했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피겨 경기장에 소음이 커지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페어스케이팅 경기가 압권이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독일의 알리오나 사브첸코와 로빈 졸코비가 경기에 나서자 러시아 관중은 시끄러운 소음을 내며 경기를 방해했다. 이들이 점프에 실패하자 환호성까지 쏟아졌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독일 페어는 실수를 연발하며 3위에 그쳤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도 일본의 아사다 마오(24)가 경기 중 넘어지자 러시아 관중석에서 환호와 비웃음이 터져나왔다. 아무리 자국 선수가 아니더라도 이같은 반응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방상아 SBS 해설위원은 “선수가 넘어졌을 때 격려의 박수를 보내줘야하는데 좋아하는 모습들이 안타깝다”고 지적한 바 있다.

NBC방송 올림픽 공식 트위터

세계 피겨 역사에 길이 남을 편파 판정 또한 ‘올림픽의 격’을 한 단계 떨어뜨렸다는 평가다. 2연패에 도전했던 ‘피겨여왕’ 김연아(24)는 완벽한 연기를 펼치고도 심판들의 석연찮은 채점 논란 속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발 착지’ 실수를 범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ㆍ러시아)는 김연아보다 총점에서 5점이나 앞섰다.

외신들도 피겨 판정에 앞다퉈 의문을 제기했다. 프랑스의 레퀴프는 ‘스캔들!’이라는 제목으로 “소트니코바는 금메달을 받을 자격이 없다”면서 그들(러시아)은 타락으로 가고 있다. 이러한 스캔들은 스포츠에 대한 불신이 지속되도록 할 것”이라고 러시아를 강하게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62) 러시아 대통령은 ‘자체 중간평가’를 통해 “우리는 빈틈 없는 준비를 믿었고 이같은 철저한 준비는 소치올림픽을 진정으로 ‘훌륭한 대회’로 만들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러시아 국민을 제외하고 이 말에 진정으로 동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는 의문이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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