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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기대출 피해액 4000억원 이상 확대…혐의자들 호화생활
[헤럴드경제=신소연ㆍ김기훈 기자] 수천억대 대출사기 사건의 전말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피해 금융회사는 물론, 피해액도 추정치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여 사기대출 영향이 금융권 전방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범행 수법이 예상 외로 정교해 은행 내부직원의 공모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경찰은 NS쏘울 등 사기대출을 공모한 협력사 6곳을 압수수색해 대출 과정을 추적하기로 했다. 또 계좌 추적을 통해 대출된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 지, 은행권의 공모 여부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피해액 4000억원 이상 확대될 듯=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피해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피해 금융회사는 총 16곳으로, 금융당국이 발표한 13곳(시중은행 3곳, 저축은행 10곳)보다 3곳이 늘어났다. 경찰은 추가된 3곳의 피해은행이 모두 저축은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피해액 역시 늘어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사기대출과 관련해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액이 3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숨겨진 피해액이 속속 드러나면서 피해액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당초 1600억여원 수준으로 알려졌던 하나은행은 피해금액이 230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미 조사를 마친 7곳 외에 9곳의 저축은행 조사가 남아있어 피해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수사당국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기대출로 피해액이 4000억원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기대출로 흥청망청 호화생활=사기대출로 확보한 돈의 사용처 역시 당국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당초 NS쏘울 등 6개 협력업체는 지난 2008년 5월 대출금 상환 압박에 못 이겨 KT ENS 직원 김 모(51)씨에게 사정을 해 대출을 받은 후 대출금을 돌려막기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사정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돈이 쉽게 생기자 일부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게 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의 사기대출 행각을 도운 KT ENS 직원 김씨는 지난 2011년부터 주범인 NS쏘울 대표 전 모(49)씨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매월 100~300만원씩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고급 외제차량도 리스를 해줬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국내 소형차량을 사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범인 김씨가 사기대출로 확보한 돈으로 호화생활을 한 만큼 주범인 전 씨 및 다른 공범 5명도 이같은 생활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돈의 사용처를 확인하기 위해 주범인 전씨를 포함, 김씨 등 공범 5명의 계좌 및 연루된 6개사 법인 계좌 등을 추적하고 있다.

▶은행 내부직원 공모가능성=당국은 또 수년간 100여 차례에 걸친 사기대출이 들키지 않을 정도로 수법이 정교한 만큼 은행 내부 직원의 공모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전씨 등 관련자들은 16개 금융회사의 대출 만기를 정확히 지켜 내부통제 감시망을 피했다. 또 대출금을 타행(他行) 송금으로 보내 입금 계좌를 조회할 수 없게 했다. 즉 대출금 상환이 KT ENS인지, NS쏘울 등 협력업체인지 은행들이 알 수 없게 한 것이다. 이런 여신심사 시스템의 허점은 여신 실무에 해박하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경찰은 사기대출에 동원됐거나 관련 정보를 제공한 은행 직원이 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대가성으로 금품이 오갔는지 등에 대해 금융결제정보원(FIU)에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김씨 외에 KT ENS 내 다른 공모자가 있는지도 수사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매출전표를 허위로 작성해 사기대출을 받도록 한 과정을 찾아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KT 및 은행 내부 직원의 공모 가능성도 열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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