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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라보텍스로 얼어붙은 美 경제…4조원 피해
‘살인 한파’가 미국 경제를 덮쳤다. 지난달 북극에서 남하한 ‘폴라 보텍스’(polar vortexㆍ극 소용돌이)로 미국 경제가 입을 피해가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파 때문에 천연가스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 가스 공급이 난방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 폭등에 베팅한 헤지펀드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6일(현지시간) 미국 보험중개업체 에이온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1월 미국을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미국 경제가 35억달러(약 3조7748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추위가 절정에 달했던 1월 둘째 주의 경우 재산 피해가 집중, 경제적 손실액은 최소 14억달러(약 1조5099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한파로 인한 피해는 이뿐만 아니다.

최근까지 이어진 영하권 추위 탓에 천연가스 생산시설이 얼어붙어 당장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벤텍 에너지에 따르면 미국의 천연가스 일일 생산량은 6일 현재 645억 평방피트로 평소보다 22억 평방피트나 모자란 상황이다. 톰슨로이터도 생산량이 연초보다 하루 평균 15억 평방피트 가까이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는 하루 소비량 1020억 평방피트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이에 따라 미리 쌓아놓은 천연가스 재고량도 급감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월 31일 현재 재고량은 총 1조9230억 평방피트로 전주보다 2620억 평방피트나 줄어들었다.

이처럼 천연가스 수급 불균형이 심화됨에 따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북미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헨리허브 천연가스 현물가격은 6일 장중 한때 1mBTU(물 100만 파운드의 온도를 화씨 1도만큼 올릴 수 있는 열량)당 9달러로 급등, 2008년 8월 이래 6여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앞서 5일 텍사스 천연가스계약소에서도 팬핸들허브 천연가스 현물가격이 mBTU당 36.26달러까지 뛰어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이상 한파로 인한 천연가스 가격 폭등과 재고 부족을 일종의 단기 투자 방안으로 활용하려는 헤지펀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초봄인 4월 경 추위가 누그러지는 점에 착안, 3월과 4월 인도분 선물 간 가격 차이(스프레드) 변동성에 기초한 옵션상품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3월ㆍ4월 선물 스프레드는 지난해 11월 초만 해도 0.02달러에 불과했으나, 이번주 들어 약 1달러로 벌어졌다. 이에 따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월간 스프레드 변동 옵션상품 거래량은 지난달 전달 대비 2배 증가한 데 이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가스 헤지펀드사인 벨리트 벤치마크 캐피탈의 에릭 베이스 파트너는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클수록 수익은 커진다”며 “봄이 시작되기 전까지 (가스)재고 부족에 베팅하는 헤지펀드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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