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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조 가치' 라던 동양파워, 낙동강오리알 신세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한때 ‘기업가치 1조원’을 자랑하던 화력발전업체 동양파워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동양그룹의 구조조정 일환으로 최근 동양파워 매각에 나섰지만, 아무도 사가겠다는 이가 없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파워의 인수후보자로 오르내리던 포스코에너지, SK E&S, 한화그룹 등은 동양파워에 대한 인수의지를 사실상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SK E&S와 한화그룹은 “인수 의사가 전혀 없다”고 했다. 포스코에너지는 “검토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STX에너지만큼 투자가치가 높지 않다”고 했다. 북평화력발전소를 가진 STX에너지가 SK와 포스코, LG 등 대기업들의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STX에너지의 북평화력발전소가 지자체 인허가를 받고 착공단계에 들어선 데 반해, 동양파워의 삼척화력발전소는 사업권 취득 후 아무것도 진척된게 없다. 삼척화력발전소는 향후 주민설명회와 주민배상, 건축인허가, 착공 등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한다. 업계는 삼척화력발전소 완공까지 3조~4조원의 추가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척화력발전소 부지가 바닷가와 동떨어진 곳에 위치한 것도 인수가치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당초 동양그룹은 “동해안을 끼고 있어 유연탄 운송비를 줄일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부지를 둘러본 관계자들의 평가는 다르다. 동양시멘트 폐광산을 그대로 발전소 부지로 쓰는 만큼,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산속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전소의 냉각수 설비를 그만큼 길게 만들어야 한다. 유연탄 운송비도 결코 저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동양그룹이 ‘동양파워 가치가 1조 이상이다’라는 팸플릿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어 그에 따른 부담감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동양파워의 지분가치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동양파워의 자산은 장부가 240억원의 발전소 부지가 전부다.

이에따라 법원은 동양파워와 동양시멘트를 묶어서 매각하는 방안을 최근 검토하기 시작했다. 동양파워 인수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자 시멘트와 에너지 사업의 수직결합이 가능한 건설사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삼성물산 등 건설사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동양사태 피해자들이 동양파워 매각비용으로 변상받는 시기도 그만큼 요원할 전망이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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