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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정치 장악한 ‘전범의 후예들’…뼛속까지 극우
전범 외손자 아베·극우혈통 아소
조상 왜곡된 역사관 ‘면죄부’ 부여

‘쇼와(昭和) 요괴의 후예들.’

일본 정계 ‘망언 제조기들’에 붙여지는 대명사다. 쇼와란 침략전쟁의 원흉 히로히토(裕仁)가 일본 국왕으로 재임한 1926년부터 1989년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일본 정치권에 2~3세대 세습의원이 많은 만큼 이들의 뿌리는 전범이거나 군국주의자들인 경우가 많다.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부인하고, 창씨개명은 조선인들이 원한 것이며, 한국 근대화가 일제 식민지배 덕이라는 망언을 일삼는 일본 극우파들이 전쟁 주범의 직계후손들인 것이다.

일본 군국주의 시조의 자손들은 총리를 비롯한 정계 요직을 장악해 교전권과 평화헌법 개정이 숙원이었던 조상들의 왜곡된 역사관을 대물림한다. 이들은 노골적인 우경화 행보로 조상들에 면죄부를 주고 그들의 정치적 명분을 현대에 되살리려는 노력을 서슴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다. 그의 친부는 일본 우경화를 정책적으로 강화했던 나카소네 정부 당시 외상이었던 아베 신타로(安倍 晋太郞)이고, 외조부는 2차 대전 전범이자 평생 동안 헌법개정을 요구한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이다.

기시 노부스케는 ‘쇼와의 요괴(昭和の妖怪)’로 불릴 만큼 일왕 중심 국가관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일본 자위대가 교전권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서 핵무장까지 갖추길 바라는 극단적 군국주의자로 평가된다. ‘쇼와의 요괴’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베 총리가 전후 체제로부터의 탈피를 부르짖으며 개헌을 주장하는 것도 조부의 영향이 크다.

아베는 또 조슈번(長州藩·현재 야마구치 현) 출신이란 점을 앞세워 죠수번 종교행사를 답습한 야스쿠니 신사 체제를 긍정한다. 전사자를 신으로 승격시켜 전쟁을 미화하는 야스쿠니 신사는 조슈번이 전사자를 위령해 현창하고 신격화한 의식을 중앙에 옮긴 것이다.

아소 다로(麻生 太郞) 부총리도 극우집안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08~2009년 총리를 역임한 아소 부총리의 증조부는 규슈 후쿠오카 아소탄광의 소유주였다. 아소탄광은 1만명이 넘는 한국인 징용자를 강제 노동시키며 착취한 곳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또 외조부는 자민당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던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다. 요시다는 정한론(征韓論)과 대동아공영론(大東亞共榮論)의 팽창적인 침략주의 정책을 주창했다.

국수주의 집안에서 자라고 아소탄광의 전신인 (주)아소에 경제적 기반을 두고 있는 아소 부총리가 일제시대 일본의 침략이나 착취 행동을 부정하기 어렵다. 아소는 2003년 5월 “창씨개명은 당시 조선인들이 원해서 이뤄졌다”는 망언을 비롯해 최근에는 “독일 나치정권의 개헌 수법을 배우자”고 말해 대내외적인 비판을 샀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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