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 애플 등 5인치대 스마트폰 출시
손 크기 한계 · 휴대편의성 등 한계벽 도전

애플 아이패드 7 - 9인치 대전 ‘9인치 승리’
소비자 큰 화면 선호에 전략 변경 고심


5.2인치 그리고 5.4인치,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 삼성전자와 애플 차세대 전략모델의 예상 화면 크기다. 팬텍의 베가아이언, LG의 G3 역시 지금보다는 화면이 더 커질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5인치 이상 대화면 시장을 ‘노트’라는 자매 브랜드에 양보했던 ‘갤럭시’가 은근슬쩍 5.2인치로 치고들어왔다. 한 손 크기에 사용자들을 끼워 맞추려던 애플도 마침내 그 집착을 버리고 더 큰 화면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6인치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사람 손 크기의 한계, 휴대 편의성 등을 이유로 업계에서 불가능이라 외쳤던 6인치 스마트폰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패블릿(태블릿+스마트폰)’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대화면을 무기로 기세등등했던 노트, G프로, 시크릿노트는 이제 6인치로 이사를 고민해야 할 형편이다.

그러나 6인치의 벽은 아직 높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6인치 스마트폰의 출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삼성의 갤럭시메가(6.3인치), 소니의 울트라(6.4인치) 등이 시장에 나왔지만, 판매 순위 10위 밖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감하게 6인치대 스마트폰을 구입한 사용자들의 초기 소감도 마찬가지다. “생소하다”는 개봉기는 기본이고, “통화하려니 얼굴을 다 가려 불편하다”, “두 손을 안쓸수가 없다”는 문장이 빠지지 않는다. 뉴스나 문서를 시원하게 볼 수 있고, 전자오락하기에도 안성맞춤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단점이 더 도드라지는 양상이다.

그렇다보니 6.4인치 스마트폰으로 출시했던 소니 엑스페리아z 울트라는 올해 초 와이파이 버전을 일본에서 별도 출시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에서 태블릿으로 스스로 마케팅 전략을 변경한 셈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고민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기본적 문서처리도 가능한 큰 화면과 이에 걸맞는 터치펜 등이 패블릿의 장점”이라며 여전히 노트와 G프로, 시크릿 노트 등의 승승장구를 자신했다. 6인치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그러나 불과 0.5인치 차이까지 쫓아온 스마트폰 보다 10여 만원을 더 주고 패블릿을 구매토록 하는 차별화가 계속 가능할 지는 스스로도 미지수다.

스마트폰의 대형화에 따라 태블릿이 좀 더 큰 화면대로 일찌감치 짐을 싼 것도 패블릿의 운명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태블릿 세계 1위를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 주력 제품으로 8인치, 10인치, 12인치 등을 제시했다. 또 지난해 태블릿 시장에 발을 들여논 LG전자도 8인치를 주력 제품으로 삼았다. 반면 태블릿 시장 초기 대세였던 7인치 제품들은 이제 소수 제품으로 전락했다.

태블릿 시장의 문을 열었던 애플의 아이패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나란히 미국 시장에 선보인 9인치 대 아이패드 에어와 7인치 대 아이패드 미니의 판매량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9인치 대 제품의 선호도가 월등히 높았다.

2010년 사람들은 미모의 여배우 문채원이 자신의 얼굴만큼 큰 7인치 갤럭시 탭으로 전화 받는 모습에 ‘실소‘를 감추지 못했지만, 4년이 지난 2014년 소비자들은 6인치 전화기를 손에 들고 주머니에 넣어야 하는 시절에 살고 있는 것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