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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아산, ‘금강산 관광 재개 TF’ 해체…조용한 창립 15주년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준비를 위해 운영해온 태스크포스(TF)를 지난 해 연말 해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지시로 구성된 TF는 약 1년 만에 활동을 접었다. 남북관계 경색과 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 해로 6년 째 중단된 금강산 관광 사업은 지난 해부터 몇 차례 ‘군불때기’가 있었지만 실제 사업 재개로 이어지진 못했다. 6년 간 관광 중단으로 입은 손실만 7000억원 이상이다. 기업의 성장 견인차도 관광사업에서 건설사업으로 바뀌고 있다.

창립 15주년을 맞은 현대아산은 지켜야 할 정통성과 꽉 막힌 현실 속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5일 현대아산에 따르면 지난 해 2월 구성된 ‘금강산 관광 재개 추진 태스크포스(TF)’가 지난 해 11월 해체됐다. 관광경협본부, 건설사업본부 등 각 부서에서 파견된 40여명의 직원들로 구성됐던 TF는 금강산 관광 재개 합의가 이뤄지면 2개월 내에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역할을 맡았다. TF는 지난 해 4월 개성공단 폐쇄 사태 이후 남북경협재개추진TF로 확대 운영 되기도 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당시 TF 직원들은 겸임 형태로 활동을 했었다. 남북경협TF로 확대됐다가 지난 해 9월 개성공단 재개되면서 일부 직원들이 현업으로 복귀했다. 금강산 관광은 여러 상황들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현업 업무에 집중하자는 결정이 있어서 TF를 접게 됐다”고 말했다.

2008년 박왕자씨 피살사건 이후 올 해로 6년 째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현대아산의 핵심 동력은 정체된 상태다.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매출 손실은 지난 1월 말 기준 7106억4300만원에 달한다. 2008년 관광 중단 직 후 손실이 약 849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6년 만에 약 9배 늘어난 셈이다. 

대북사업이 정체기에 놓이면서 현대아산의 사업 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 해 3분기 기준으로 금강산 관광을 포함한 관광사업(MICE사업 포함) 매출은 68억원으로 전체의 6.3%에 불과한데 반해 국내건설공사 및 자재ㆍ장비제공 용역 등 건설부문 매출은 916억원으로 85%에 달한다. 실제로 현대아산은 지난해 자체 브랜드 '빌앤더스'를 런칭했으며 충남 내포신도시에 현재 수익형 오피스텔을 짓고 있다.

현대그룹은 해운, 물류, 산업기계와 더불어 대북사업을 그룹의 핵심 축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현 회장이 지난 해 8월 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후 북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을 제안하며 희망이 보이는 듯 했지만 결국 관광 재개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해 말부터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로 계열사 매각 등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대북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5일 오전 이산가족 상봉 행사 협의를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이뤄지며 이른바 ‘해빙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또 다시 ‘군불때기’가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열리게 된다면 금강산 개발권자로서 행사가 잘 진행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면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 보다) 더 많은 문제들이 풀려야 하는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현대아산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연지동 사옥에서 창립 15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김종학 사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제대로 기 한번 못 펴고 있지만 그래도 현대아산은 남북경협사업의 역사”라며 “내년 창립 기념식은 꼭 금강산에서 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 사장과 일부 임원들은 이날 기념식 후 경기 하남시 창우동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선영을 참배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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