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도 내려 독일 디젤과 한판 승부
2008년 3230대에서 2013년 1116대. 일본차의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의 판매량 변화다.
한때 ‘미친 질주’라는 수식어로 렉서스와 더불어 국내 시장의 일본차 신드롬을 주도했던 인피니티였지만, 퍼포먼스에 집중해 놓쳤던 연비에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몰리며 판매량이 급감했던 것. 이에 인피니티는 2014년 부활을 선언하며 1500대 이상 판매를 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선봉에 선 차는 오는 11일 국내 출시 예정인 ‘더 뉴 인피니티 Q50(The new Infiniti Q50)’. 디젤엔진으로 연비를 강화한 것은 물론, 인피니티의 드라이빙 퍼포먼스와 첨단 안전장치, 넓은 실내공간 등으로 무장한 야심작이다.
인피니티는 Q50을 선두에 세워 독일차가 점령한 수입차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질주하겠다는 계획이다.
Q50의 가장 큰 특징은 엔진이다. 그동안 휘발유 엔진을 고수하던 인피니티가 연비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Q50이 인피니티의 첫 디젤 모델은 아니다. 지난해 FX30d, M30d 등을 차례로 도입했지만 높은 배기량(3000㏄)과 애매한 가격 전략(FX30d 7900만원, M30d 6310만원)으로 독일 차와의 경쟁에서 다시 고배를 마셨다.
이에 인피니티는 2200㏄ 직분사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한 Q50 2.2d를 선두에 내세웠다.
여기에 50㎾(68ps) 전기모터와 3.5ℓ 6기통 가솔린 엔진(306ps)을 장착한 하이브리드 모델인 Q50S 하이브리드도 함께 선보인다. 연비는 국내 복합연비 기준으로 Q50 2.2d가 15.1㎞/ℓ, Q50S 하이브리드는 12.6㎞/ℓ로 경쟁차량인 BMW 3시리즈(11.4~19.7㎞/ℓ), 아우디 A4(10.0~16.4㎞/ℓ)에 견줄 만하다.
연비는 향상됐지만 인피니티 특유의 엔진 퍼포먼스는 그대로 유지했다. 벤츠 C클래스에도 적용된 Q50 2.2d의 2.2ℓ 엔진은 170마력, 최대토크 40.7㎏.m를 자랑한다.
Q50은 또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에센스 스포츠쿠페, 에세라, 이머지E 등 인피니티 콘셉트카의 디자인 DNA를 조화시켜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현한다는 인피니티의 설명이다.
세계 최초 첨단기술도 Q50에 대거 적용됐다. 항공기에서 사용되는 기술인 ‘플라이 바이 와이어’의 자동차 버전인 지능형 스티어링 시스템인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이 세밀하고 정확한 조향 성능을 발휘한다.
또 전방 주행 차량은 물론, 그 앞 차량의 상대 속도와 거리를 감지하고 계산하는 ‘전방 추돌 예측 경고 시스템’, 전방과 후방에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면 경고를 제공하는 ‘무빙 오브젝트 디텍션’을 탑재한 어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 등이 운전자의 안전을 지킨다.
Q50은 동급 독일차를 잡기 위해 공격적 가격정책을 내세운다. 정확한 가격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디젤 엔트리 모델을 4500만원 이하로 설정해 가격 경쟁력으로 동급 독일 디젤세단과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인피니티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등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글로벌 위상에 비해 국내시장의 수요가 감소하고, 이는 중고차량의 경우 경쟁차종에 비해 다소 높은 감가상각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