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저탄소차 협력금제에 ‘직격탄’
포드, 대형 가솔린차 위주서
유럽판매 디젤차종 국내 도입
캐딜락은 다운사이징으로 대처
2015년부터 전면 실시 예정인 저탄소차 협력금제에 대비하기 위한 미국차 브랜드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기존 대형ㆍ가솔린차 위주의 라인업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이 제도에 불리하다는 판단 아래 디젤 라인업을 강화하고 다운사이징을 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 캐딜락, 크라이슬러, 지프,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등 미국차 브랜드가 현재 한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살펴보면 저탄소차 협력금제에 따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종(이산화탄소 배출량 100g/㎞ 이하)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약 25개의 차종 중 보조금과 부담금이 모두 없는 중립구간(101~125g/㎞)에 포함된 포드 포커스(113g/㎞)를 제외한 모든 차종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 초과로 부담금 부과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캐딜락의 경우 총 7개 차종 중 ATS(152g/㎞) 한 차종을 제외한 6개 차종이 모두 이산화탄소 배출량 200g/㎞를 초과해 부담금 중 최고 금액인 700만원을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매출 급감 및 시장 축소를 우려한 미국차 브랜드들은 디젤 차종을 새로 도입하거나 다운사이징 등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선 포드는 유럽에서 판매 중인 디젤 차종을 한국 시장에 최대한 빨리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포드ㆍ링컨의 디젤차 판매량은 총 판매량(7214대)의 5.6%(405대)에 불과했다. 바로 현재 판매 중인 9개 모델 중 포커스를 제외한 나머지 차종이 모두 가솔린 모델이기 때문이다.
현재 포드가 도입 검토 중인 차량은 퓨전과 같은 중형 세단인 ‘몬데오(MONDEO)’와 이스케이프와 유사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쿠가(KUGA)’ 등 유럽형 모델이다. 포드 관계자는 “최근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디젤차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었다”며 “이번 저탄소차 협력금제 도입을 계기로 한국시장에 디젤 모델을 추가로 도입하는데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형ㆍ고급차의 대명사인 캐딜락 역시 다운사이징을 통해 저탄소차 협력금제에 대비하고 있다. 캐딜락은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CTS를 미국에서 주력 차종으로 판매되는 3.5ℓ 모델보다 작은 2ℓ 모델로 도입해 한국에서 주력 차종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캐딜락 관계자는 “디젤차에 대한 개발 및 도입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주한 대비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충분한 준비 없이 2015년부터 갑자기 시행하는 저탄소차 협력금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 위주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공감한다”며 “친환경차에 대한 기술 개발 등이 짧은 시간에 가능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제도를 시행할 경우 수입차 브랜드 간의 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