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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엑소더스 본격 막 올라…자금 유출 위험 수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월간 양적완화 규모를 650억달러로 축소하며 돈줄 죄기에 속도를 내자 그 여파로 신흥국 엑소더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충격을 받은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신흥국 경제에 일제히 경고등이 켜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일요판인 옵저버는 2일(현지시간) “미국 Fed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의 회복을 보여주는 자신감의 신호”라면서도 “이미 통화가치 추락과 외국인 자본의 탈출로 ‘위험’ 단계에 이른 신흥시장 경제를 또다시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신흥국 시장의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는 양적완화 추가 축소를 발표한 지난달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머징 포트폴리오펀드 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 신흥국 주식시장과 채권펀드에서 총 90억달러(약 92조6480억원)에 이르는 돈이 빠져나갔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자금 이탈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첫째 주에 13억1800만달러였던 유출 규모가 셋째 주에는 24억2900만달러로 확대됐다. 또 지난달 29일까지 마지막 주에는 63억달러로 급증, 2011년 8월 이후 최대 주간 이탈 규모를 기록했다.

그 결과 올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22억달러(약 13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신흥국 증시의 연간 유출자금이 150억달러(약 16조원)였음을 감안하면 자본 이탈 흐름이 압도적으로 빨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터키,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에 따른 ‘취약 5개국’(Fragile Five) 경제가 또다시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터키 리라화는 지난해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테이퍼링을 시사하면서 폭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17%나 떨어진 바 있다.

또 이들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최근 잇달아 기준금리 인상을 추진한 것이 투자자들의 미국행을 부추기고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통화가치 추락과 인플레의 동시 발생으로 인해 경제 성장 모멘텀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가 브라질의 경제 성장 전망을 하향조정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옵저버는 취약 5개국 경제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2%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09년 이래 글로벌 경제 성장에 20% 가까이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신흥국 엑소더스가 세계 경제의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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