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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大家를 만나다 ⑨> “테이퍼링은 한번 겪어야 할 진통…단기적 흐름에 연연할 필요 없어”
박민호 사학연금 CIO <끝>
코스피 여전히 상승에 무게
美·유럽 등 선진국에 투자를


회복 기미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다시 암초를 만났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이 추가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를 단행한 이후 신흥국 금융 불안이 폴란드ㆍ멕시코 등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1월 뉴욕증시 역시 작년 8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헤럴드경제는 11조원의 기금을 책임지고 있는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ㆍ사진)을 만나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 펀더멘털 양호… “단기 흐름에 연연할 필요 없어”=박 단장은 미국 테이퍼링과 신흥국 금융 불안과 관련해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할 진통”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이퍼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당장 수급 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미국 경기 회복이라는 확신이 깔려 있는 결정이기 때문에 단기적 흐름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신흥국 금융 불안에 대해서도 “한국이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렵겠지만 이미 현 주가에 (불안이) 반영돼 있는 만큼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박 단장은 한국 경제가 양호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가지고 있고, 외국 자금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작년 전체로 보면 우리 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3조400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다만 외국인이 봤을 때 유럽 쪽을 한국보다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채권보다 주식, 국내보다 해외=박 단장은 올해 유망 투자처로 주식을 꼽았다. 그는 “코스피가 연초에 빠지긴 했지만 연말로 갈수록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수출주들의 경우 엔화 약세로 새해 초반 우려가 커졌지만 지금은 역설적으로 불안이 많이 완화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가 예상한 올해 코스피 밴드는 1800에서 2200포인트 사이다.

채권시장과 관련해 “금리 상승이라는 큰 방향에서 추세적 전환은 없을 것 같다”면서 “완만한 금리 상승 속에 중간 중간 반락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박 단장은 “세계적 흐름을 봤을 때 자산 배분 비중을 해외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주목한 투자처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다.

다만 지난해 선진국 증시가 크게 상승한 점은 부담스러운 부분으로 꼽았다. 그는 “가격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상반기 선진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오히려 들어갈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르는 게 가장 큰 리스크”… 전문가 도움 활용해야=박 단장은 지난해 5월 사학연금 사상 첫 내부 인사 출신으로 CIO에 발탁됐다. 지난 2011년에는 기금 운용 성과를 인정받아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가 강조하는 부분은 리스크 관리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가장 큰 리스크는 모르는 것”이라면서 “금리가 너무 낮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으로 가야 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투자 영역을 넓혀가면서 꾸준히 공부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박 단장은 “혼자서 이 모든 것을 하기는 쉽지도 않고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전문가 조언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겠지만 욕심을 버리고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수익률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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