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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숨돌린 신흥국 “자금이탈 막아라” 금리인상 러시
터키·아르헨·브라질 등 적극 방어
통화가치 급락세 일단 진정

터키 중앙은행 긴급회의 소집
금리 2.25% 파격 인상 유력시
브라질 금리 연말 11% 달할 듯




‘신흥국, 금리인상 러시’

미국 테이퍼링발(發)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에 맞서 터키와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공격적인 금리인상 카드와 달러매입 제한 등 고강도 외환시장 안정화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비상대책에 힘입어 27일(현지시간) 신흥국 외환시장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오는 2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테이퍼링이 결정될 경우 신흥국 외환위기 우려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리인상 카드 통할까=터키 중앙은행은 리라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소집키로 했다. 터키 중앙은행이 긴급 회동하는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28일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리라화 방어를 위해 대폭적인 금리 인상 카드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터키는 지불준비금(380억달러) 대비 단기외채(1680억달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디폴트(채무 불이행)로 인한 국가부도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로이터 설문에서도 전문가 31명 중 30명은 현재 7.75%인 오버나이트 금리를 2.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4캐스트의 런던 소재 피오트르 마치스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가장큰 문제는 에르도안 총리가 연계된 부패”라면서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 계속 흔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씨티의 신흥시장 전략 책임자 루이스 코스타도 로이터에 “터키가 수건을 던질 때가 됐다”면서 “중앙은행이 그간 정치적 이유로 (금리 인상을) 주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이런 회의적 시각 때문에 터키 채권 수익률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24일 10.44%이던 것이 27일 11.02%로 뛰었다.

로이터는 터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시장에 어느 정도로 먹혀들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도 공격적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알렉산더 톰비니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FT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정상화(인상)야말로 신흥시장 회복에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하며 다른 신흥국도 금리 인상을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4월부터 7차례나 금리를 올렸으며 지난 15일엔 10.5%로 또다시 상향조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짐에 따라 기준금리가 올해 말엔 11%로 인상될 것으로 봤다.

아르헨티나는 달러화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이다. 지난 2년 간 달러 매입을 금지해왔던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 1인당 달러화 매입 한도를 매달 최대 2000달러까지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달러를 1년 이상 은행에 맡겨둘 경우엔 외환 거래세 20%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통화가치 급락으로 신음하고 있는 다른 신흥국들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 등 금융 긴축정책 압박이 심화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통화급락세 일단 진정=신흥국 정부들이 환율 방어를 위해 일제히 총력전에 나서자 27일 외환시장에서 신흥국의 통화가치 급락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이날 달러당 8.0024페소에 거래돼 직전 거래일인 24일(8.0130페소)보다 하락(페소가치 상승)했다.

앞서 페소화 가치는 지난주 달러 대비 약 18% 추락했다. 지난해 말에는 1달러당 6.52페소였지만 지난주까지 22.9%급등(페소가치 하락), 8페소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주 연일 사상 최저를 경신했던 터키 리라화 가치도 이날 반등했다. 리라화는 이날 달러대비 2.2935리라에 거래돼 전 거래일의 2.3376보다 하락(리라화 가치 상승)했다. 리라화는 그동안 10일 연속 달러대비 약세를 이어갔다.

터키 중앙은행이 긴급 임시 통화정책회의를 갖겠다고 발표한 게 일단 리라화 급락세를 막았다.

이날 장중 2.3895리라까지 올라 11일 연속 달러대비 약세를 보이던 리라화는 이 발표 후 2.30 아래로 하락(리라화가치 상승)했다.

지난 주말 5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도 이날 급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28~29일 FOMC회의에서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세가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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