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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금융,“누군가 올랐던 길은 가지 않겠다”…등로주의 기반한 글로벌 창조금융 실현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 신한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비은행 부문이 가장 탄탄하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는 신한의 강점이다. 과거 고성장 시대 미개척 시장이 즐비했던 시절, 신한은 이런 차별화한 영업 전략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장했다. 그런데 이제 시장은 포화에 가까워지고 신한만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시점이 도래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금융은 정상에 오르는 새로운 방법과 루트를 개척하고 있다.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이면서도 정상을 유지할 수 있는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이 그것이다.

과거, 정상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감동이었다. 하지만 많은 봉우리가 정복되면서 누군가 이미 올랐던 정상에 다시 오르는 것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신한금융은 과정을 중시하며 정상에 오르고자 한다. 한동우 회장은 ‘등로주의(과정을 중시하는 등정 방식)’를 강조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는 의미다. 신한금융은 이를 위해 올해 6가지 전략과제를 선정했다.

▶신뢰와 상생의 창조적 종합금융 실현=현장 직원의 일상 업무까지 파고드는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와, 과거와 다른 방법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새로운 자금 운용 방식을 찾는 창조적 금융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게 할 계획이다.

실제 경영 환경은 급속도로 변했다. 저성장과 고령화, 금융 서비스 이용 방식에 큰 변화를 불러온 IT(정보기술) 발달 등은 금융그룹에 체질을 바꾸라고 주문하고 있다. 한 회장은 “주택이 노후를 더는 보장해주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은 중산층은 다양한 대안을 찾고 있다”면서 “다양해지는 운용 수요에 적절한 투자 방식을 제공하는 게 금융업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은퇴 비즈니스 영역의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이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은 여전히 초기 수준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조금 더디더라도 고객과 지속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은퇴 시장은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뿐 아니라 고객과 신한금융 간 상생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령화는 우리 사회의 최대 당면과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의 관점에서 신한의 역량을 결집시킬 방침이다.

▶현지화는 숙명=저성장ㆍ저금리 시대를 맞아 고성장의 기회가 남아 있는 글로벌 시장의 진출 여부는 국내 금융지주의 운명과 직결된다. 글로벌화한 국내 기업에 대한 지원을 위해서라도 글로벌 역량 강화는 필수 과제다.

신한금융은 현재 15개국 70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이를 넘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없는지 계속 모색 중이다.

특히 신한카드가 신한은행과 협력해 베트남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것처럼 신한의 강점인 비은행 부문을 활용한 글로벌 진출 역량은 국내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


진출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어느 정도 자리 잡은 후에는 현지화 여부가 성패를 결정짓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국내든 해외든 금융의 본업을 잘하려면 현지 고객의 신뢰를 얻고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는 게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현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군별ㆍ지역별 특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시장 공략 전략을 세웠다. 이렇게 되면 빠르게 발전하는 신흥국 시장에서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해진 고객 접점 “채널, 혁신하라”=기술의 발달로 금융회사의 기존 채널이 위협받고 있다. 고객의 직접 방문이 줄면서 대면 상담을 통한 영업 기회도 같이 감소하고 있다. 각 금융업권의 모집인들이 이러한 대면 영업의 빈자리를 잠식 중이다.

더욱이 중간유통 단계를 생략한 다이렉트 채널과 여러 회사의 상품을 동시에 취급하는 개방형 채널이 성장하면서 기존 금융회사들은 채널, 즉 고객 접점 기능이 약화되고 금융상품 제조의 역할만 남는 것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신한은 채널 전략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당장 비대면 채널에 대한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중장기적으로 대면 채널과 비대면 채널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계열사 간 역할 분담도 중요해지고 있다. 한 회장은 “계열사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의 가치를 높인다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업을 추구한다면 차별화된 경쟁력은 물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무게를 이겨라=금융업의 인프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호황기를 기준으로 투자한 것이다. 과거에는 투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성장이 둔화되면서 고객들의 금융 니즈는 위축됐다. 또 각종 금융 규제와 관련된 비용도 늘어났다.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신한금융은 기존의 확장 지향적인 점포 전략을 재검토하고, 본부 지원 조직도 효율성 관점에서 재편할 방침이다.

한 회장은 “비용 절감을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스러운 과정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신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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