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지니(램프의 요정)라면 디플레이션은 오거(괴물)다.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경제문제를 동화 속 램프의 요정과 괴물이란 극단적인 비유를 써가며 각국 중앙은행들이 물가하락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이 경기부양책을 성급하게 거둬들일 경우 미약한 전세계 경기 회복 기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섞인 경고다.

라가르드 총재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외신기자클럽에서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인 4%에 미치지 못할 ”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이 현행 경기 부양책을 섣불리 축소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저금리ㆍ자산매입프로그램 등 경기부양책을 지속하지만, 물가상승률은 중앙은행들의 기대치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세계적으로 성장이 아직도 매우 저조하고 취약하며 고르지 않다”며 “뒤에 심각한 (경제)한파가 있다”고 우려했다.

또 “성장세가 충분히 뿌리내릴 때까지 긴축 정책으로 돌아서는 안 되며, 정책 당국은 경기 회복세가 지속 가능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월부터 출구전략을 시행한 미국과 달리, 유럽은 장기간의 부양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상적인 상황에 맞춘 경제정책으로의 복귀는 경제성장이 확실히 뿌리내렸을때 가능하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유럽 지역 물가상승률은 0.8%로 ECB의 목표치 2%보다 턱없이 낮다.

ECB역시 내년까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MF는 오는 21일 세계경제전망(WEO) 발표를 통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