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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돈줄죄기 신흥국 얼마나 버틸까…취약국 5→8 증가ㆍ단기외채 상환능력 의문
미국발 ‘돈줄 죄기’에 신흥국은 얼마나 버틸수 있을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비해 신흥국들이 실탄(외환보유액)을 두둑히 쌓아뒀다고는 하지만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 취약국은 오히려 5개국에서 8개국으로 늘어났다. 단기외채 상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자금 엑소더스(대탈출) 우려가 증폭된 탓이다.

당초 테이퍼링 취약국은 경상수지와 재정적자를 기준으로 5개국(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거론됐었다. 하지만 외부자금조달 의존도가 취약성 척도에 더해지자 칠레, 헝가리, 폴란드가 추가됐다.

영국 자산운용사인 슈로더와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이들 국가의 총외부자금조달요구액(GEFRㆍ단기외채와 경상적자 총합)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국가들이 2년을 버티지 못할 것을 나타났다.

특히 터키 외환보유액은 1년도 채 버티내지 못할 것으로 나와 가장 취약한 국가로 분류됐다. 남아공, 인도, 인도네시아 등 다른 취약국은 1년 가량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2년을 넘긴 국가는 브라질과 폴란드에 불과했다.

세계은행(WB)은 “무질서한 조정(최악) 시나리오에서 신흥국 자금 유입은 수개월 내 80%까지 급감할 수 있다”며 “개발도상국의 4분의 1 가량은 글로벌 자금으로의 접근이 급작스럽게 차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글로벌 금리의 갑작스러운 조정(인상)과 자금 이탈로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B는 테이퍼링으로 선진국 장기금리가 200bp(1bp=0.01%)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슈로더의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 크레이그 보담도 “시장의 초점이 (경상적자 등에서) 단기외채 비율이 높은 국가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자본유입 중단 혹은 유출 등 ‘갑작스런 정지(sudden stop)’에 대한 우려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새해에도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최대 경제국인 남아공의 랜드화 가치는 15일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랜드화 가치는 올들어서만 3.6%, 터키의 리라화도 1.8% 하락했다.

한편 취약 8개국 외에도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가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이들 국가의 신용등급이 최저 수준임을 상기시키면서 이들 경제의 허약함은 테이퍼링보다 국내 상황의 불확실성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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