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뉴욕 필하모니<사진>와 쾰른 필하모니가 다음달 잇달아 내한 공연을 갖는다. 각각 172년, 187년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오케스트라로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향악단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다음달 6~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에서 뉴욕필은 베토벤 ‘피델리오’ 서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등 고전과 함께 크리스토퍼 라우즈의 ‘랩처’, 레너드 번스타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교향적 무곡,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파리의 미국인’ 등 미국적 레퍼토리를 골고루 선보인다.

지난 2009년 뉴욕필 상임지휘자로 선정된 앨런 길버트는 e-메일 인터뷰에서 “유럽의 고전음악과 역동적인 20~21세기 미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은 이 오케스트라가 어떤 곡을 연주하든지 열정과 헌신으로 통찰력 있는 연주를 해낸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구성”이라고 설명했다.

슈텐츠 지휘 쾰른필 마지막 연주…뉴욕 · 런던필까지 풍요로운 2~3월

길버트는 뉴욕필의 장점에 대해 “음악 자체, 작곡가의 의도에 전적인 헌신을 보이는 동시에 유연함을 갖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곡을 연주한다”며 “매 시즌을 보내며 매주 다른 레퍼토리를 연주하고 음색과 장르의 변화를 소화하는 이들을 보면 정말 숨이 멎을 정도”라고 말했다.

쾰른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다음달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쾰른필은 1827년 창립된 유서 깊은 악단으로 현재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전통의 ‘독일적 음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내한 공연은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가 이끈다. 슈텐츠는 올해로 탄생 150주년을 맞이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지휘한다. 지금까지 해외 오케스트라가 한국에서 한 번도 연주한 적 없는 곡이다.

독일 출신 클라리네티스트인 자비네 마이어가 협연에 나서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을 들려준다. 마이어는 지난 2008년 서울시향과 협연 이후 6년 만에 두 번째로 내한한다.

마이어는 1981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였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지원으로 베를린 필 첫 여성 단원으로 선발됐다. 하지만 단원들의 반발로 9개월 만에 솔리스트로 독립했다. 이후 독일 오케스트라는 물론 빈필, 시카고심포니, 런던필 등과 함께 수많은 협연을 펼쳤다.

이번 내한 공연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악단을 떠나는 슈텐츠와 쾰른필의 연주를 국내에서 들을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다.

한편 오는 3월에는 올해로 100년을 맞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내한한다.

10일과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슈베르트 교향곡 8번,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말러 교향곡 1번 등을 들려준다. 다니엘 하딩이 지휘봉을 잡고,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한다.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