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CIS지역의 대형 유통망이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소매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 약 8700억달러로 이 중 대형유통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대형유통망으로의 납품은 현지진출 기업이 생산하는 가전과 제과 등에 머물러 있어 보다 적극적인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
러시아는 대형 유통업체가 소매시장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현지 조사기관인 ‘Infoline’에 따르면 전체 소매시장에서 대형 유통업체의 비중은 50% 이상으로 소매체인을 보유한 기업만 1000개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러시아 유통업체의 최근 화두는 지방 도시로의 진출이다.
X-5, 마그니트, 메트로 등 대형유통업체는 지방 도시로의 공격적인 확장을 전개해 시베리아 지역까지 점포를 구축한 상태로 수년 내에 극동지역으로까지 진출이 예상된다. 또한 일부 지방지역에서 자생한 지방 유통체인 역시 다른 지역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CIS 지역에서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소매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대형 유통업체의 소매시장 점유율이 2012년 33%에서 2015년까지 45%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계 글로벌 유통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최대 상권지인 수도 키예프에서 이제는 산업이 발달한 동부지역으로 대형 유통업체의 진출이 활발하다. 2011년 기준 유통업체의 38%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하리코프, 도네츠크 등)으로 신규 매장을 개장했다.
카자흐스탄은 2000년대 초부터 알마티와 아스타나 등 주요 대도시에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선 데 이어 2016년까지 대형 쇼핑몰 10여개가 추가로 건설되는 등 대형 유통업체의 확장 속도가 가파르다. 우즈베키스탄은 정부의 강력한 외환통제와 소비재 수입 제한 등으로 외국 유통기업의 진출은 전무한 상황이나 이러한 시장 환경을 이용한 소수의 로컬 유통업체가 연간 15~2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우즈베키스탄 전역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 대형유통업체 담당자를 통해 이들 대형 유통업체의 구매 방식을 살펴보면 몇 가지로 요약 가능하다. 우선 본사가 지역별 지점을 대신해 구매하는 중앙구매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또한 직구매 비중을 늘리고는 있으나 수입업체를 통한 간접구매가 아직은 보편적이다. 이는 러시아ㆍCIS지역 특유의 어려운 통관과 창고 부족을 수입 업체에 위임하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결제 조건은 선수금 30%, 물건 수령 후 70% 지불방식이 일반적이며 주요 수입품은 유제품, 육류가공품, 식물성 기름, 과일, 채소 등 식료품과 비식품류는 의류, 신발, 여행상품, 주방용품 등이다.
그러나 러시아ㆍCIS지역의 고유인증(Gost)과 특유의 높은 물류비용, 통관상의 어려움, 한국산 소비재품에 대한 낮은 인지도. 유통업체의 각종 프로모션 비용 요구는 우리 기업에 부담인 것이 사실이다. 종합하면 CIS지역 대형유통업체로의 상품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광범위한 소매 네트워크를 보유한 현지 유력 수입업체를 통한 판로 개척이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오명훈 코트라 모스크바무역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