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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 대통령, 반박자 빠른 소통 시동
-3일 청와대 신년회 관행 깨고 야당 대표 김한길 참석ㆍ소통의 장 마련

-朴ㆍ金 작년 9월 국회 대화 때 앙금 풀지 주목

-청와대 내주초 신년 기자회견으로 소통 행보 본격화


[헤럴드경제=홍성원ㆍ정태일 기자]‘불통 논란’에 시달리던 박근혜 대통령이 ‘반박자 빠른’ 소통에 시동을 걸고 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등으로 ‘강대강(强對强)’으로 치닫던 야권과의 관계 개선은 물론 철도노조 파업 강경 대응으로 싸늘해진 일부 여론을 아우르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신년 인사회를 연다. 5부 요인과 차관급 이상 정부 고위공직자, 경제 5단체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키로 한 것이다. 김 대표의 청와대 방문은 지난해 5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뒤 처음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의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신년인사에 참여하는 것이 민주당의 국민에 대한 예의”라며 “소통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대표가 청와대 신년 행사에 참석하는 건 이명박 정부 때엔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도 청와대 신년행사엔 야당 대표들이 초대를 받아도 안 갔던 게 관행”이었다고 했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만남은 갑오년 새해 여야 관계 복원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측면에서 주목된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16일, 국회 사랑재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참석한 가운데 90분간 대화했지만 서로 감정의 앙금만 남긴 채 무소득으로 끝났다. 김 대표가 국정원 선거 개입 등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고, 박 대통령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 “재판 결과를 지켜보자”며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작년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한 때 청와대가 야당 대표로서 만찬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김 대표는 응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신년 인사회에서 김 대표와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명 이상이 모이는 자리인 데다 사전에 특정 의제에 대해 조율을 한 것도 아니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따로 만나냐는 질문에 “그냥 여러 손님이 초청된다”고 밝혔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박 대통령이 먼저 김 대표에게 화해 제스처를 할지도 관심사다. 김 대표가 그간 야당 대표의 관행을 깨고 청와대 신년회에 참석키로 먼저 성의(?)를 보인 만큼 박 대통령의 움직임 여하에 따라 소통이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의 소통 행보는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좀더 구체화할 전망이다. 취임 이후 단 한 차례도 기자화견을 갖지 않아 불통 논란을 키웠기 때문에 내용면에서도 진정성을 담기 위해 청와대 참모진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음주 초가 유력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회견 날짜가) 거의 임박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반박자 빠른’ 소통은 전날 김기춘 비서실장이 예정에 없이 긴급 브리핑을 자청해 “개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새해 벽두부터 개각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점증함에 따라 관료집단이 심하게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박 대통령은 개각설 ‘긴급진화’로 경제 회복에 매진해야 할 현재 내각ㆍ공무원과 소통에 나선 걸로 보인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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