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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ㆍ日 증시랠리에 자사주 매입 풍성
올해 대박 행진을 이어간 미국과 일본 증시에서 자사주 매입(바이백)이 활황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풍부한 실탄(자금)을 보유한 양국 기업들이 주주 이익 환원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배당금을 증가시켜 증시 활황을 뒷받침하는 구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투자 척도로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자본 효율성 개선을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발행 주식량이 줄어들어 주당 순이익을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한 만큼 자기자본이 작아지기 때문에 ROE가 개선돼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산타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 증시는 올들어 24.5% 상승했다.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 미국 500대 기업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을 포함해 약 2070억달러(약 219조원)를 주주에게 환원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0% 웃돈 것이다.

바이백을 주도한 기업으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실적 호조를 보인 IT대기업 뿐만 아니라 골드만삭스, 웰스 파고 등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월가의 대표 투자은행도 동참했다.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배경에는 기업 보유자금 증가와 주주들의 공세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인덱스 전문사업자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 다우존스 인디시즈’에 따르면, 미국 500대 기업 보유자금은 지난 9월 말 현재 1조2450억달러(약 1318조원)로 전년대비 21% 늘었다.

여기에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압박도 한몫했다. 애플 주식 470만주(지분율 0.5%)를 보유한 칼 아이칸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애플의 자사주 취득 규모를 추가 확대하자는 나의 제안을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상대로 표결에 부치자고 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기업의 경우,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2조1000억엔(약 21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1조5541억엔) 대비 40% 증가한 것으로 5년 만에 최고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내외 경기회복과 엔화 약세로 실적이 개선된 기업이 주주배분 강화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증시는 올들어 54% 상승했다. 25일 종가는 1만6009를 기록해 6년 만에 1만6000선을 돌파했다. 시가 총액이 두배 이상으로 늘어난 기업도 487개사에 달해 전체 상장기업의 13%를 차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설비투자나 인수합병(M&A)이 아닌 자사주 매입에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장기적으로는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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