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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핸드폰만 확인 했더라면…이런 비극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2년전 자살한 故권승민군 어머니 눈물의 나날
“자고 싶으면 내 숙제 15장 빨리 해라. 안 하면 못 잔다. 지금 가서 샤워하고 잠 깨라.”

“안 하면 내일 (매) 맞지 뭐. 1분 안에 정해라. 50분 동안 맞을래, 아니면 숙제 할래? 답장 안 하면 5분마다 한 대씩 추가된다.”

이는 2년 전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권승민(당시 14세) 군의 휴대폰에 남아 있는 문자 내용이었다. 당시 카카오톡 등 휴대폰 메신저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상황에서도 권 군에게 휴대폰은 폭력의 도구이자 통로였다.

권 군의 어머니 임지영(48) 씨는 지난 18일 헤럴드경제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이가 문자를 통해 이런 괴롭힘을 받고 있었는지 당시엔 전혀 알지 못했다. 내 아이가 죽음을 택할 만큼 고통스러워했다는 걸 몰랐다는 것에 절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임 씨는 당시 한 번만 아이의 휴대폰을 확인했다면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자책감도 느낀다며, 휴대폰이나 메신저를 통한 폭력에 부모들이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교사인 임 씨는 “요즘 아이들은 휴대폰을 이용해 협박이나 비방을 하더라도 증거를 전혀 남기지 않는 철저함도 보인다”며 “그야말로 은밀하게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학교폭력이 바로 사이버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 씨는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학교폭력의 추세를 교육당국과 부모들이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물론,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지를 통해 진행 중인 ‘왕따보다 무서운 사이버학교폭력’ 기획에 대해 “사이버폭력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지만 지금껏 이를 자세하게 다룬 언론이 없었다. 종합적인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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