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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침체로 뒤숭숭한 증권업계…IB업무, M&A 이뤄지나?
[헤럴드생생뉴스]증권사들이 증시 장기침체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생존의 길을 찾느라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위탁매매업 의존도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거래 부진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이다.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5개 대형 증권사는 지난 10월 30일 금융위원회의 투자은행 지정을 계기로 IB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들 증권사는 연기금, 외국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전담중개업무(프라임브로커리지)와 기업 신용공여 등의 대출 업무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증권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IB 업무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까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경영 부실로 수익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IB 업무에 뛰어들기도 쉽지 않다.

증권사들은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로 신용공여 업무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해 금융당국이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가 M&A 촉진을 위해 증권사를 인수하면 IB의 자기자본 요건을 ‘3조원 이상’에서 ‘2조5000억원 이상’으로 낮추기로 해 중대형 증권사의 추가 진입까지 예상된다.

이 경우 자기자본이 3조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조원 이상인 신한금융투자(2조2000억원), 미래에셋증권(2조1000억원), 대신증권(1조6000억원), 하나대투증권(1조6000억원), 동양증권(1조1000억원) 등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중대형 증권사 관계자는“인수합병 촉진방안에 대해 검토는 해볼 수 있다”며“그러나 자기자본이 3조원이 넘는 회사들의 순이익이 1000억원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증권사들의 M&A가 촉진돼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 공감한다”면서도 “업계 불황이 워낙 극심해 IB 업무를 위해 다른 증권사를 M&A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대형 증권사가 IB로의 진출을 모색한다면 중소형사들은 특화된 증권사를 신설하거나 분사(Spin-off)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지만 아직 신청 사례는 없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중소형 증권사가 자산관리 전문 증권사와 기업금융 전문 증권사를 함께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지지부진한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을 돕고 증권사의 영업 활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증권사를 분사한다고 해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아 시장 사정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은 시장 사정이 좋지 않아 그렇지만 나중에 사정이 개선되면 검토해 보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증권업은 대형 증권사가 종합증권사 형태를 유지하고 중소형 증권사는 전문화, 특화로 가는 한편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증권사는 청산이나 피인수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형사의 복수증권사 설립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다 보니 이번에 금융위가 증권사 M&A 촉진방안으로 내놓은 중대형,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인센티브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는 자기자본이 1000억∼3000억원 이상 증가하는 M&A 추진 증권사에는 원금보장형 개인연금신탁 업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자기자본이 500억∼1500억원 이상 증가하는 증권사에는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서태종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IB는 대형사가 관심을 가질만하고 개인연금은 중대형사, 사모펀드 겸영은 중소형사에 상당히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규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어서 빨라도 내년 하반기부터나 시행할 수 있어 지금 당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증권사들의 M&A를 위해 얼마나 유인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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