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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미소가 멋진 남자…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 지난 10월부터 근로복지공단을 이끌고 있는 이재갑(56) 이사장. 행정고시 26회로 고용노동부에서 차관까지 역임한 그에 대한 고용노동부 직원들의 평가는 “상대방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차근차근 일을 알려주는 따뜻한 분”이었다. 이같은 평가는 근로복지공단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이 이사장을 만났다.

▶인기 ‘짱’ 이사장=이 이사장은 직원들에게 소위 인기 ‘짱’이다. 고용노동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할 때도, 근로복지공단으로 와 새로 일을 시작한 뒤에도 이 이사장은 인기가 높다. 고용노동부 시절 그는 신임 사무관이 일을 잘 몰라 허둥대도 혼내기보다는 차근차근 업무를 설명해주는 편안한 선배로 인식돼 있다. 이 이사장은 30년 공직생활에 있어 “공(功)은 후배 덕이고, 과(過)는 내 탓이라는 것을 꾸준히 실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 부임한 후에도 엘리베이터나 복도에서 만나는 직원들에게 환한 미소로 대해 줘 편안한 리더십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주류다. 

한 직원의 귀띔은 이 이사장의 부드러운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처음 이 이사장에게 결재를 받으러 갔을 때, 이 이사장은 자신의 책상에서 일어나 응접 테이블에 앉으며 직원을 옆 소파에 앉으라고 했다는 것. 과거 결재를 받을 때 이사장 옆에 서서 결재를 받던 방식과는 달랐다. 직원들로선 옆 자리에 앉으라는 이사장의 권유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계속된 권유에 이사장 옆에 앉아 결재서류를 내밀고, 보고를 하면서 조근조근 업무에 대해 물어보는 이 이사장의 행동에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직원을 세운 채로 보고를 받으면 딱딱해질 수밖에 없고, 업무 외적인 얘기는 전혀 할 수 없게 된다”며 “처음에는 불편해하던 직원들이 이제는 좀 더 편하게 결재를 받고, 업무의 핵심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인터뷰. 박현구 기자 phko@heraldcorp.com 2013.12.09

▶근로복지공단의 수장으로써=근로복지공단이 뭘 하는 곳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자 이 이사장은 “근로자가 일하다 다치면 치료해주고, 다쳤을 때 일 못한 부분에 대해 소득도 지원해주는 산재보험을 운영한다”고 답했다.산재병원을 운영하고, 근로자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며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생활자금 대출, 직장어린이집 제공 등도 근로복지공단이 하는 일이다.

이렇게 많은 일 중 이 이사장은 2014년에 산재보험 업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한다. 근로자들의 근로복지공단 서비스 만족도는 90%에 육박하지만, 산재 보상업무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다. 산재 신청을 했는데, 다 받아들여질 수 없다 보니 근로자들의 민원이 빗발친다. 공단 직원들도 산재보상팀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는게 현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이 이사장은 2014년부터는 보상업무에 인력을 늘리고, 직원들의 전문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업무 절차도 간소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근로복지공단 업무 중 60%는 산재보상 업무인데, 이 부분이 그동안 기피돼 왔다”며 “내년부터는 보상업무에 치중해 근로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재모(母)병원 설립으로 산재시스템의 획기적 개선= 이 이사장은 산재모(母)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초 예비타당성 조사가 나오고, 이것이 통과할 경우 오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에 걸쳐 산재모병원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산재모병원이 설립되면 산재 의료의 원활한 수급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산재 환자의 치료기법을 개발하고, 산재보험의 보험수가 역시 개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직업병 관련해 체계적인 임상이 가능해질 수 있으며 신종 직업병의 전개방식도 연구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꽃을 든 채 환하게 웃는 남자= 웃는 얼굴이 기분 좋은 이 이사장은 떠들며 말하기 보다 조용히 상대방이 하는 말을 들어주는 것을 즐긴다. 이 이사장의 주말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부인과 함께 도시락을 싸서 서울대공원 뒷길을 천천히 걷는다. 가족들과 마트를 갈 때는 운전을 도맡아 한다. “혼자서는 잘 안 움직여요. 그게 우리 식구들의 지론이죠. 아내도 그걸 좋아하고요. 식구들은 같이 있어야 한다고 아내도, 저도 항상 말하죠.”


이렇다 보니 모든 그의 활동에는 ‘가족’이 있고 ‘같이’(with)가 따라 다닌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홀로 보기보다는 부인, 딸과 함께 영화관에 간다. 또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 주말에는 가족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준다.

이 이사장은 “안 해본 음식, 안 먹어본 음식을 위주로 해 먹는다”고 말했다.

라면 하나를 끓여도 다시마 육수를 낸 국물에 라면을 넣고, 마늘과 깻잎을 썰어 넣어 ‘아빠표 라면’을 만들어 낸다. 우동을 볶은 뒤 가쓰오부시를 뿌려 만든 가쓰오부시우동도 일미라고 자랑했다.

가정과 일터에서 모두 부드럽게 할 일을 하는 남자. 꽃을 든 남자가 이재갑 이사장이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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