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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성택 체포장면 전격 공개“...北TV
반당·반혁명 종파주의로 실각한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후 현장에서 끌려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TV는 9일 오후 3시 18분께 뉴스 시간에 당 정치국 확대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앉아 있던 장 부위원장이 군복을 입은 인민보안원 두 명에게 끌려나가는 사진을 화면으로 방영했다.

북한이 고위 인사를 숙청하면서 현장에서 체포하는 장면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1970년대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장 부위원장에 대한 죄행을 밝히고 나서 결정서를 채택하면서 곧바로 체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주재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이 2인자는 두지 않는다는 것을 공개척으로 천명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실제 장성택의 숙청 사실을 ‘장문의 글’을 통해 신속히 발표한 데는 다양한 의도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장성택과 보도한 글자는 무려 3000자를 넘겼다. 특히 장성택 부위원장을 해임한 원인을 ‘반당·반혁명 종파행위’와 부정부패, 여성들과 ‘부당한 관계’까지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북한이 그동안 고위 간부를 비리 혐의로 숙청하고도 그 사실을 공개한 사례가 흔치 않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북한이 이처럼 정치국 확대회의 결정을 공개한 것은 대내외에 장성택의 실각이 분명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유일하다는 것을 천명하고 최근 장성택 실각설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의미가 담겼다는 것이다.

사진=북한 조선중앙TV촬영

장성택은 김정일 시대 때부터 북한 사회에서 권력 실세로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발표로 북한 주민과 당·정·군의 간부에게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유일적 영도체계’만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아직 장성택 부위원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사람들에게는 경고 메시지가 되는 셈이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가 공고하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집권한 지 거의 2년이 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리더십과 북한체제의 안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는 외부 시선이 적지 않았다.

김 제1위원장의 ‘후계수업’ 기간이 짧았고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장성택 부위원장이 후견인으로 주요 정책을 사실상 결정한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장성택의 숙청 발표는 내부적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유일 영도체제로 뭉치자는 의도로 보인다”며 “중국, 한국, 미국 등 국제사회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만이 북한 지도자라는 것을 각인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장성택 부위원장의 해임을 결정한 시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12월 17일)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장성택의 숙청은 북한이 김정일 시대에서 김정은 시대로 넘어간다는 것을 명실상부하게 보여준다”며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의 2주기 전에 유일지도 체제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를 정리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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