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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궁화호 예약했는데…방송도 없어” 분통
서울역 등 파업현장 가보니…
전국철도노동조합이 9일 수서발 KTX 설립 이사회 개최 중단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면서 곳곳에서 승객과 물류 수송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코레일은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KTX와 수도권 전동열차, 통근열차는 정상운행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새마을ㆍ무궁화호 등 일반열차 운행률은 40%가 줄고 지하철 1ㆍ3ㆍ4 호선 운행 횟수도 감소해 운행 차질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날 오전 서울역의 경우 서울로 도착하는 열차 14개와 서울을 출발하는 열차 16개의 운행이 중지됐다.

이로 인해 시민 불편도 잇따랐다. 서울역에서 만난 유모(64) 씨는 “9시20분 부산으로 향하는 무궁화호를 예약하고 왔는데 운행이 취소됐다”며 “앞으로 4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미리 예고된 파업인데 적어도 1주일 정도 전에 몇시 차가 취소된다는 이야기를 해줘야 하지 않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릉에 사는 서모(66) 씨는 “영동으로 가는 9시20분 무궁화호가 취소돼 난처한 상황이다. 예약을 하고 왔는데 이런 일이 어딨냐. 평소보다 직장에 늦을 것 같다. 안내방송도 제대로 안 하는 건 문제”라고 노조의 파업과 코레일의 안일한 대응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물류 운송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 컨테이너기지 화물 전용역인 오봉역은 이날 평소 대비 운행률이 4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오봉역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인원들은 긴급 상황에 대비해 무전기를 점검하고 안전장구를 챙겨 선로 점검 등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오봉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26명의 인원을 증원배치해 물류 운송에 필요한 최소인원 기관사 682과 수송원 299명을 확보했지만 아무래도 경험이 적은 사람들이어서 안전관리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봉역의 평상 시 화물열차 운행 횟수는 72회이지만 파업 첫날인 9일은 32회 운행이 예정돼 운행률은 43%에 그칠 것으로 점쳐진다.

오봉역 관계자는 “그나마 월요일은 물류기업들이 근무를 별로 안해 비교적 한가한 날”이라며 “연말이 되면 통상적으로 물류량이 증가하는데, 걱정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비축가능한 물품, 시멘트, 석탄, 유류 등은 지난 1주일 동안 하루 15%씩 미리 수송했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시멘트의 경우 5일분, 석탄은 17일분, 유류는 5일분을 사일로에 비축한 상태다. 또 화물 운송은 수출품과 긴급물품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ICD)에서 만난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수출 물량이 몰리는 연말은 다가오고 있어 정말 걱정이다. 빨리 파업이 끝나야 시름을 덜 수 있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009년 철도노조 파업 때도 물류업체들은 부랴부랴 화물차량으로 철도물량을 운송했지만 차량 확보가 쉽지 않고 웃돈을 주고 컨테이너를 운송해 비용부담이 가중됐다.

김기훈ㆍ박병국 기자/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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