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진구, 해자ㆍ철제 깃대ㆍ온돌ㆍ배수시설 등 발견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 서울 광진구 아차산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고구려의 해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으로 만든 곳)와 철제 깃대 등이 발견돼 고구려의 성곽 축조 기술이 새롭게 확인됐다.
광진구(구청장 김기동)는 아차산에서 국내최초로 고구려의 해자(적의 침입을 막고자 성 밖을 파서 못으로 만든 곳)와 철제 깃대 등이 발견됐다고 28일 밝혔다.
구는 아차산 홍련봉 제1ㆍ2보루의 내부와 북쪽 평탄지 등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유적이 발굴돼 고구려의 성곽 축조 기술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1차 조사 때도 다양한 유물이 발견됐다.
이번 조사에서 외황(마른 해자)이 북서쪽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구간에서 확인됐다. 규모는 전체 길이 204m, 폭 1.5∼2m, 깊이 0.6∼2.5m으로 단면 형태는 알파벳‘유(U)’자형과‘브이(V)’자형에 가깝고 대체로 생토면(生土面)을 파서 내·외벽을 이루고 있다. 동ㆍ서쪽의 내벽은 석축 성벽으로 이뤄져 있으며 성벽의 높이는 2.4 ∼ 3.5m(17∼25단)이며, 외벽은 일부 배수로가 설치된 구간을 석축으로 쌓거나 따로 배수시설을 연결했다.
북쪽 평탄지에서는 저수시설이 확인됐는데 생토면을 파서 찰흙을 바른 뒤 석축으로 벽면을 축조했다. 다른 토광형(土壙形) 저수시설과 달리 저장시설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광진구는 설명했다.
특히 1호 저수시설은 바닥에 목재를 깔았던 흔적이 있고, 이곳에서 약 2m가량의 대형 고구려 철제 깃대가 처음으로 출토됐다.
아울러 2005년 조사한 소성 유구(불을 때서 토기나 기와를 생산한 흔적)의 아랫부분에서 온돌 3기가 새로 발견됐다. 이 온돌들은 온돌을 폐기한 후 모래 섞인 흙을 다져 소성시설(아궁이)을 조성한 흔적이 확인됐다. 보루 내부에서 성벽 외부로 이어진 완벽한 배수시설 구조도 발견됐다.
제1ㆍ2보루 사이를 조사한 결과, 구릉의 경사면을 ‘ㄴ’자로 판 후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석축 시설이 확인됐으며 이는 도로로 추정됐다.
출토된 유물은 작년 조사 때 홍련봉 보루에서 출토된 것과 같은 각종 고구려 토기류가 주를 이루며 대도, 철촉, 삽날 등 철기류 등도 나왔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지난해 조사보다 홍련봉 보루의 성곽과 외곽 구조를 더 자세하게 확인해 고구려의 우수한 토목기술을 확인했다”며 “6세기 전반 고구려군의 조직과 운영, 고구려의 남진경영과 관련된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진구는 다음 달 3일 오후 3시 현장에서 설명회를 하고 일반 시민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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