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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다르다” 엔화 101엔 재돌파
일본 엔화가 101엔을 재돌파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01.16엔까지 하락했다. 지난 7월 10일 이후 4개월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엔저는 ‘버냉키 쇼크’로 주춤했던 상반기와는 다르다”며 “엔화가 107엔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Fed-BOJ 엇박자에 엔저 탄력=이날 엔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관측이 확산하고 일본은행(BOJ)의 경기부양 지속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가파르게 하락했다.

여기에 미국의 고용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엔을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손길이 바빠졌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2만3000건으로 6주 연속 감소했다.

한편 일본은행은 같은날 이틀간의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자산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는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BK자산운용의 환율 매니징 디렉터 보리스 쉬로스버그는 “Fed는 양적완화 축소로 향해 나아가지만 일본은행(BOJ)는 확장적 통화정책 유지에 전념하고 있기 때문에, 엔/달러 환율은 랠리를 재개할 준비를 갖춘 것 같다”며 “환율이 저항선인 101.50엔을 넘어서면 앞으로 수주 내에 연간 최고치를 향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CNBC는 “엔/달러 환율이 102엔선을 돌파한다면 107엔대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엔 다르다?=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책) 1년은 ‘엔저의 시대’였다. 작년 12월 26일 아베 정부 출범 당시 86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BOJ의 대대적 양적완화로 지난 5월 103엔대까지 치솟았다. 급격히 진행된 엔저가 주춤한 것은 5월 22일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출구전략 시간표를 내놓으면서부터다. 테이퍼링 우려로 시장에 불확실성이 만연해지자 상대적 안전자산인 엔화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았다. 5월 22일 달러당 103.73엔이었던 엔화는 6월 90엔대 초반까지 밀렸다가 이후 수개월간 100엔대 전후에서 횡보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101엔 재돌파를 계기로 엔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공개된 10월 FOMC 회의록에서 테이퍼링 조기 착수 움직임이 보였음에도 엔저가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5월 ‘버냉키 쇼크’ 이후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과는 다른 점이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조기 테이퍼링으로 인한 불확실성보다 “양적완화 축소를 계기로 미국의 장기금리가 상승하면 ‘미일 금리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달러강세ㆍ엔화 약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Fed의 금리인상은 멀지만 고용회복에 따라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해 미국의 장기금리는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완만한 엔저 기조는 쉽게 요동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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