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여자는 모른다/이우성 지음/중앙북스=‘남자라고 쓰고, 바보라고 읽는다.’ 남성패션지 에디터이자 시인인 젊은 작가 이우성이 낸 남자의 정의다. 한국 남자는 촌스럽고 권위적이며 화가 나면 고함을 지르고 허세에 솔직하지도 않다는 데에 저자는 주저 없이 동그라미를 친다. 그런 남자와 사랑하고 결혼해야 하는 여자들에게 그가 들려주는 남자의 속내와 본질은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다. 그룹 채팅방을 만들어 야동을 함께 보는 남자들, 운전하면서 욕을 하거나 길을 걷다가 시비를 붙는 남자의 속성, 축구를 좋아하는 단순한 이유, 어린 여자아이들을 좋아하는 까닭 모를 심리 등 적나라한 고백적 이야기가 여자들의 눈을 반짝이게 한다. 솔직 토크와 감각적인 입말이 매력이다.
▶존 F. 케네디의 13일/셀던 M. 스턴 지음, 박수민 옮김/모던타임즈=1962년 10월 14일 미국의 첩보정찰기가 쿠바에 배치된 소련의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견한다.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 집행위원회를 소집한다. 엑스콤 회의 내용을 비밀 녹음한 테이프를 틀어놓은 듯 ‘13일’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이 책은 엑스콤 회의가 처음 열린 10월 16일부터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주변 봉쇄를 철회한 11월 20일까지 회의 내용 43시간 분량을 정리한 것이다. 케네디는 일촉즉발의 사태가 벌어지자 전쟁이 일어나는 걸 어떻게든 막으려 호전 대세론에 거의 홀로 맞섰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모든 사람이 항상 자기의 목소리를 잘 내도록 배려하는 케네디의 자기 통제와 리더십, 정치적 직관을 엿볼 수 있다.
▶한국의 디자인/김종균 지음/안그라픽스=우리 디자인의 발자취와 디자인 현상을 하나로 꿰어낸 첫 한국 디자인 통사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통한 한국의 역사적 특수성을 바탕으로 한국 디자인만이 가진 독특한 이야기를 시대별로 담았다. 한국에서 디자인은 독특한 경로를 밟아 발전했다. 근대디자인의 출발점에서 디자인을 주도한 것은 정부였고, 세계화란 시대적 사명 아래 디자인을 기치로 내건 건 기업이다. 근대와 관련된 문화비평적 개념인 ‘오리엔탈리즘’ ‘탈아입구’ ‘옥시덴탈리즘’ ‘문화제국주의’란 개념들이 ‘조선 색’ ‘한국의 정체성’ ‘국제화’ 등의 논쟁으로 이어지며 어떻게 디자인에 수용됐는지, 정치와 사회가 디자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발전했는지를 담았다. 생생한 디자인 제품 사진과 정부 기록물 등과 함께 100년의 디자인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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