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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神이 된 케네디…오바마도 “SOS!”
정치 불만 고조에 ‘케네디 향수’
‘신(神)이 된 케네디.’

존 F 케네디(1917~1963·사진) 전 미국 대통령 서거 50주년을 앞두고 미국 전역에 일고 있는 케네디 열풍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케네디는 1961년 대통령에 취임한 후 3년 뒤 11월 22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흉탄에 맞아 쓰러졌다. 재임기간은 1000일에 불과했다. 미국 대통령 임기가 4년(1460일), 재임시 8년(2920일)인 것과 비교하면 ‘죽은’ 케네디가 ‘산’ 오바마를 능가하는 형국이다. 지난 50년 간 그의 암살에 관한 책이 2000권 이상 출간된 점만 봐도 그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이 얼마나 큰 지 가늠할 수 있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최근 “케네디는 행동가였고, 영감을 주는 위대한 커뮤니케이터(소통가)였다”며 이것이 3년 미만의 재임기간에도 그를 위대한 대통령으로 여기게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케네디 신화가 지속되는 배경에는 무엇보다 미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해 있다. 특히 지난 10월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으로 대변되는 여야의 극한 대립은 케네디에 대한 향수를 증폭시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1일 “미국 보수주의와 자유주의의 극단적인 양극화로 정치권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46세의 젊은 대통령을 갑자기 잃은 강한 슬픔은 케네디의 실제 모습을 넘어 그를 신격화시키고, 여기에 혼돈의 미국 정치가 그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여론조사 기관 갤럽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은 86%인 것에 반해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는 10%에 그쳤다. 이같은 격차는 역대 최고치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의 양극화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강한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열망도 한몫하고 있다. 케네디는 1000일이라는 짧은 재임기간 동안 베트남서 우주까지 미국의 영향력을 극대화시켰다. 1965년 발발한 베트남 전쟁 직전 현지에 군사 원조를 강화하는 등 미국 역할을 확대시켰고, 쿠바 미사일 위기를 해결하면서 구소련 봉쇄작전을 강화했다. 또 1961년에는 달 탐사 계획을 발표해 구소련과의 우주 개발 경쟁을 격화시켰다.

대내적으로 미국의 경제 또한 풍요로웠다. 1960년대 미국 경제는 일시적으로 6% 전후의 고성장을 달성했다. 이것이 미국인들이 케네디를 자유주의의 상징이자 역대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기억하게 하는 이유다.

지난 15일 케네디 서거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소재 케네디 박물관 앞에 모인 사람들은 “케네디가 미국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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