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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소득층 “100만원 벌어도 빚이 128만원”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저소득층의 빚 갚을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100만원을 벌어도 128만원을 빚 갚는데 써야될 형편이다. 불황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영업자나 가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운 40~50대 가구주의 삶도 팍팍하긴 마찬가지다. 근원적인 해법은 ‘소득 증대’에 있지만, 글로벌 불황 탓에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는 게 현실이다.

20일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3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07.0%로, 1년 전보다 16.8%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는 100만원을 벌어도 빚을 갚고 나면 9만8000원이 남았지만, 지금은 7만원을 더 보태야 빚을 털 수 있다는 얘기다.

소득 2분위 가구(하위 21~40%)의 부채상환능력은 더 떨어진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28.4%로, 소득 분위별 가구 중에서 가장 높다. 1분위 가구의 경우 과거에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남아있는 부채라면, 2분위 가구는 최근에 새로 빌린 돈까지 포함돼 있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분위 가구는 금융회사를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취약계층인 반면 2분위 가구는 연소득이 2000만~2500만원 수준으로 신규 대출을 받을 여력이 된다”면서 “소득이 적은 만큼 비율은 높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대출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반면 고소득층인 소득 5분위 가구의 빚 상환 능력은 좋아졌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지난해 114.3%에서 올해 108.6%로 떨어진 것. 기본적으로 대출을 갚을 능력이 있는데다 낮아진 금리에 빚을 상환한 가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근로형태별로 보면 자영업자의 재무상태가 최악이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는 153.8%로, 100만원을 벌어도 153만8000원을 빚 갚은데 써야 한다. 빚을 내 창업을 했지만 치열한 경쟁에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돈벌이도 시원찮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영업자의 56%는 월 100만원도 못 버는 것으로 국세청은 집계했다.

40~50대 가장들도 빚을 안고 가족을 부양하는 처지다. 40~49세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는 117.2%로 전년보다 6.8%포인트 증가했고, 50~59세는 118.7%로 연령대별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가장 나빴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은 정체돼 있는데 빚은 늘거나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고용 창출을 통한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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