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회장은 19일(현지시간) 열린 MS 연례 주주총회에서 “차기 CEO에게 복잡한 임무가 주어질 것”이라면서 “MS에 알맞은 사람을 적기에 선정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고 말했다. 하지만 차기 수장 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시간표는 내놓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 “MS가 수십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며 “MS는 새로운 리더를 물색할 뿐만 아니라 기기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기업구조를 도입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포스트 발머’ 후보군은 5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여기에는 앨런 멀럴리 포드자동차 CEO, 스티븐 엘롭 전 노키아 CEO, 케빈 터너 MS 최고운영책임자(COO), 토니 베이츠, 사티아 나델라 MS 수석부사장 등이 포함됐다.
이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멀럴리 포드 CEO가 꼽힌다. 포브스는 이날 노무라증권의 릭 셰룬드 MS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포드의 멀럴리가 MS 이사회가 생각하는 CEO직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멀럴리는 최근 7년간 포드 CEO를 맡으면서 구조조정과 실적개선에 성공해 ‘위기의 승부사’로 평가받고 있다. 또 발머의 오랜 친구이기도 하다. 다만 68세로 고령이고 엔지니어 출신이긴 하지만 IT업계 경험이 없는 점이 단점이다. 또 포드 CEO 임기가 아직 남아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멀럴리 이외 외부 인사로는 스티븐 엘롭 전(前) 노키아 CEO가 거론된다. MS에서 비즈니스 사업부 책임자를 지낸 적이 있는 엘롭은 모바일 분야를 매우 잘 안다는 최대 강점이 있다. 여기에 MS가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부 인수를 결정한 상황이어서 향후 역할론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노키아 CEO 재직시 실적이 오히려 악화하는 등 비전과 능력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는 약점이 있다.
‘내부인사’ 케빈 터너 MS COO는 월마트 출신답게 꼼꼼한 조직ㆍ인사ㆍ관리에 능하다. 하지만 임직원과 협력사에 대한 기계적이고 계량화된 평가 체계를 도입한 전력 때문에 MS의 혁신정신과 협업정신을 말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밖에 토니 베이츠 수석부사장은 과거 스카이프 수장을 맡았던 경력이 있고, 사티아 나델라 수석 부사장은 인도 태생으로, 20년 넘게 MS에 근무한 ‘소프티’(Softie·MS 임직원을 일컫는 말)이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