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아직 인플레 낮아
경기부양 부작용 두려워 말라”
“양적완화로 시장 상황 변해
12월 테이퍼링 시행해야”
미국의 3분기 깜짝 경제 성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 시점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된 가운데 연방준비은행 총재들도 현 경제 상황 해석과 양적완화 규모 및 축소 시기를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일부 총재들은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기 앞서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의 선제조건으로 걸었던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매파’로 분류되는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장은 12월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해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12일(현지시간) 내달 17∼1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해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논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재 6.5%대의 실업률 목표치를 6%로 현실화시켜 금리를 올리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최근 미국의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됨에 따라 테이퍼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2.8%로 시장 전망 2.0%와 직전분기 2.5%를 뛰어넘었다. 10월 비농업부문 신규 최업자 수는 20만4000명을 기록, 시장 예측치 12만5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그는 이날 블룸버그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게 유지되고 있다”며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선 인플레이션이 상승 곡선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앨러배마 주 몽고메리 어번대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서도 “경제 성장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강한 경기부양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며 테이퍼링 시행을 위해서는 물가 상승뿐만 아니라 실업률 하락, 소비 확대, 재정위기 우려 축소 등 여러 요인들이 충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테이퍼링의 선제조건을 우선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해 ‘12월 양적완화 유지설’에 힘을 실었다.
코처라코타 총재는 이날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치인)연율 2% 이하로 낮게 유지되고 있다”며 “양적완화를 두려워할 이유가 하등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간에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한다면 가뜩이나 더디게 회복되고 있는 경제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며 양적완화 규모를 늘려 경기를 추가 부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코차라코타 총재는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최근 Fed의 ‘지적 영웅’으로 꼽은 인물로, 내년에 FOMC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반면 대표적 ‘매파’인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장은 이날 CNBC 회견에서 “그간의 양적 완화로 시장 상황이 변했다”면서 “아직은 민감하지만 양적 완화가 언젠가는 끝난다는 점을 시장이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JP모간은 테이퍼링 시점 전망을 당초 내년 4월에서 1월로 앞당겼다고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