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회적기업이자 SK그룹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업체(MRO) 행복나래가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올해부터 해마다 순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것이다.

2011년부터 소급해 환원하기로 한 순이익 규모는 올해까지 약 5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사회적기업에 꾸준히 정성을 들여온 오너 최태원 SK(주)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사회적기업을 지속성장이 가능한 사회공헌 모델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는 행복나래가 올해부터 해마다 순이익 전액을 사회에 환원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 전환을 선언한 2011년 이후의 순이익도 소급해 같이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행복나래가 올 상반기 900여억원 매출에 15억원가량의 순이익을 거둔 것을 감안하면 사회에 환원할 순이익 규모는 30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정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공식 인증된 행복나래는 순이익의 3분의 2만 사회에 환원하면 된다.

특히 행복나래는 사회적기업 인증 전에는 이익 사회 환원 의무가 없음에도 2011년 순이익(약 8억6000만원)과 2012년 순이익(약 10억3700만원)을 소급해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5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셈이다.

또 행복나래는 전체 임직원 136명 가운데 10%인 14명을 취약계층으로 채용하고 있다. 행복나래는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기업이 아니어서 취약계층 고용 의무가 없으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이 같은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고 SK는 전했다.

SK가 행복나래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게 된 것은 대기업 MRO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뜨겁던 2011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 회장이 “MRO 사업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 달라”며 “그 대안으로 이익이 사회로 환원될 수 있는 사회적기업 형태가 어떤지 검토해 보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최대 사회적기업이자 SK그룹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업체(MRO) 행복나래가 2011년부터 소급, 올해부터 해마다 순이익 전액을 환원하기로 결정했다. 최태원 SK(주) 회장이 지난해 2월 서울 신대방동 사회적기업인 행복나래를 방문해 행복나래가 취급하는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행복나래 임직원들도 사회적 책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직접 동참하고 있다. 강대성 행복나래 대표를 비롯해 행복나래와 6개 협력업체 임직원 등 24명은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독거노인들에게 연탄을 배달하는 자원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또 행복나래 임직원들은 지난해 800만원에 이어 올해도 1000만원을 모금,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행복나래는 그동안 우수한 사회적기업들을 발굴·육성해 양질의 MRO 상품을 납품받는 사회적기업 간 밸류 체인을 구축해왔다. 또 ‘사회적기업 및 약자기업의 우선구매 제도’를 실시, 지금까지 사회적기업 100여곳과 영세한 협력업체의 판로 개척과 성장을 지원했다.

강 대표는 “행복나래가 순이익 전체를 환원할 수 있었던 것은 행복나래의 주주사인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C&C, SK가스, 행복나눔재단 등이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라는 취지에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공을 돌렸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