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11일 오전, 이마트 용산점에 박복자씨 등 베테랑 제주 해녀들이 올라온다. 물질에 바빠야 할 해녀들의 상경은 ‘엔저’로 인해 갈 곳이 없어진 참소라 때문이다. 참소라 일본 수출길이 막히면서 어려움을 겪는 제주 해녀들을 위해 이마트와 제주 서귀포수협이 내수 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이마트는 제주 서귀포 해녀가 물질 작업으로 잡아올린 참소라를 기존 가격보다 17% 저렴한 100g당 980원에 판매한다. 행사 기간은 오는 20일 까지이고, 행사에 나오는 참소라는 체장 길이 7㎝ 이상의 상품만을 선별했다. 이 참소라는 제주 연안의 수심 15~30m의 바닷속에서 채취한 것으로, 서귀포 수협에 마련된 이마트의 전용 계류장을 거쳐 바로 이마트 매장으로 들어오는 직거래 상품이다.
그간 보기 힘들었던 참소라가 대형 행사로 기획된 것은 엔저 역풍에 시달리는 대표적인 상품이기 때문이다. 제주 참소라는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연간 1200t 정도만 생산할 수 있다. 현지에서는 생산량의 10% 정도가 소비되고, 이 외의 물량은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제주 참소라의 일본 수출 물량은 328t이 넘어설 정도였다.
그러나 엔저가 대일 수출의 장벽이 되면서부터 수출 물량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올 상반기 제주 참소라의 일본 수출 물량은 302t 가량. 수출액으로 따지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6%나 줄었다.
여기에 활소라 수매가격까지 떨어지면서 제주 해녀들의 고충은 더욱 커졌다. 서귀포 수협 기준 활소라의 수협 수매가격은 지난해 1㎏당 5100원에서 올해 4400원으로 13.7% 가량 하락했다.
이마트는 이 같은 제주 해녀들의 고충을 감안해 서귀포 수협으로부터의 수매 가격을 기존 1㎏당 4400원에 100원의 해녀지원금을 더해 1㎏당 4500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이마트에서 판매한 제주 활소라는 총 80t으로, 서귀포 지역 생산량의 20%에 이른다.
이세우 이마트 수산 바이어는 “어족자원 고갈과 엔저 여파로 어려움에 처한 해녀들을 돕기 위해 제주 활소라를 판매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이마트의 물류망과 판로를 활용해 새로운 품목의 수산물을 발굴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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