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호(50) 에어패스 사장의 성격은 한 마디로 ‘일단 해보자’로 통한다.
경영학과을 전공한 그는 1995년 IT회사를 창업했다. 펜티엄급 컴퓨터가 막 나오던 시절 IT벤쳐 회사 창업은 무모해보일 수도 있었지만 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1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남부럽지 않은 성공을 거뒀다. 빵빵한 집안이나 명문대 배경은 없었지만 오로지 순도 100% 젊은 패기만으로 이룬 성공이었다.
승승장구하던 임 사장은 벌어들인 돈을 유난히 옷가지를 구입하는 데 집중했다. 어릴 적부터 순박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옷 욕심이 많았던 그다. 패션취향은 사치보다는 개성 위주였다.
하지만 그도 IMF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당시 사업체를 정리한 이 사장은 이발비가 없어 장발을 하고 다닐 정도였을 정도로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었다고 회상한다.
그후 4년의 절치부심 끝에 임 사장은 2001년 IT 모바일 업체 에어패스로 재기에 성공했다. 일단 IT로 성공도 실패도 다 해본 바, ‘일단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일념이었다. 2000년대 후반 통싱사업의 중흥기에 SK텔레콤의 준(June) 영상부문 콘텐츠 공급, KT의 링고(Ringo) 음원 부문 콘텐츠 제공 등으로 확실히 부활했다. 지금은 변화한 환경에 맞게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비롯, 영상ㆍ음원 콘텐츠 제작으로 16년만인 올해 다시 연매출 100억원을 회복할 전망이다.
그 사이 2006년에는 자신이 꿈꾸던 패션 업계 CEO가 된다. 모 회사 애어패스 계열사로 ‘아즈(aaz)’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작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수트(Suit)거리 새빌로우(Savile Row)의 유명 디자이너 마크 마렝고(Mark Marengo)를 만나 협업을 성사시켜 새 브랜드 ‘셔츠앤수트’를 탄생시켰다.
세계적인 영국 수트 장인을 영입한 비결 역시 ‘일단 해보자’는 도전정신이었다. 임 사장은 영국의 수많은 수트 장인들에게 일단 무턱대고 자신을 소개하는 e-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자신의 진정성을 알아준 마렝고와의 인연을 사업으로 이어간 것이다.
셔츠앤수트의 디자인은 마크 마렝고와의 공동작업으로 이뤄진다. 전통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옷이 만들어질 때까지 모든 공정을 IT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재단, 0% 오차 발생률의 첨단을 장착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