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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셜펀딩 전세’ 600만 무주택자들의 반란
세입자들 모임 ‘소셜네트워크플랫폼’
회비 1만원씩 걷어 추첨후 전셋집 제공



무주택세입자 600만시대(634만6000가구, 2010년 통계청). 각종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세난이 지속되자 세입자 스스로 전셋집 공급을 추진키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소셜펀딩으로 회비 1만원을 낸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5년간 살 집을 빌려주는 ‘소셜 전세’다. 자발적 공급 모델로는 최초의 시도다. 소위 전월세시장 ‘개미’의 반란이다.

세입자들이 모여 만든 ㈜소셜네트워크플랫폼은 지난달 1일 소셜 전세 모금을 시작했다. 참여금액은 계좌당 1만원이다. 개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소셜 전세의 ‘성사가능 모금액’은 주택 매입가에 따라 다르다. 만약 3억원짜리 집이라면 1만원을 낸 3만명이 모여야 한다.

모은 돈으로 매입해 공급하는 전셋집은 매매시장 침체로 잘 팔리지 않는 전국의 모든 주택이다. 업체와 제휴한 공인중개사의 확인을 거친 매물만 사들인다. 현재 매매가 4억8000만원 선에 나온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전용 85㎡ 아파트 1채가 ‘매물 1호’로 대기 중이다. 모집 인원은 4만8000명. 4일까지 33명이 참여를 신청했다. 경기도 부천 소재 26㎡ 규모 원룸<사진> 한 채도 최근 소셜 전세 2호 매물이 됐다. 

소셜 전세 2호 매물인 경기도 부천 26㎡규모 원룸.

나현채 ㈜소셜네트워크플랫폼 대표는 “준공 후 미분양 매물도 소셜 전세 대상”이라며 “한 대형 건설사와 매물 등록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세입자는 참여자 중 종합주가지수를 활용한 1차 ‘로또’방식과 2차 ‘사다리게임’ 추첨을 통해 선정된다. 참여자들은 순서에 따라 000부터 999까지 번호를 부여받는다. 1호 매물의 경우 모집인이 4만8000명이므로 48명이 같은 번호를 부여받는다. 

이 중 모금종료 3일 후 마감되는 종합주가지수(코스피) 마지막 세자릿수와 같은 사람들을 선별한다. 1차 추첨을 통과할 확률은 1000분의 1인 셈이다. 이들 중 ‘사다리게임’방식의 2차추첨으로 한 명을 뽑는다. 추첨 전 과정은 동영상으로 촬영해 업체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나 대표는 “가장 공정한 추첨법을 찾던 중 이 방법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참여비용의 안전한 반환을 위해 이 집은 계약기간(5년) 동안 신탁회사에 맡겨진다. 모든 참여자는 개인 참여금을 5년 뒤 돌려받는다. 반환금 지급은 계약기간이 만료된 당첨자의 집을 재매각한 금액으로 충당한다. 또는 그 집이 다음 소셜 전세 후보자를 받을 때 모인 참여금을 활용한다. 모금이 목표인원을 못 채워 실패로 끝나면 참여금은 즉시 반환된다. 복권과는 다르다.

나 대표는 “소셜 전세 출범 전 세 차례에 걸쳐 법무법인 2곳의 법률자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추첨 방식이 사행성을 의심케 할 소지가 있기 때문. 자문을 맡았던 A 법무법인 변호사는 “유사수신행위, 복권, 사행행위규제법 등에 저촉되는 부분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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