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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金 후예들…응답하라, 2013!
3金시대는 끝났지만…대화 단절·정치 실종시대 서청원 복귀로 리더십정치 복원 기대
재보선서 복귀 서청원 역할에 시선 집중

상도·동교동계 ‘동지’ 귀환 일제히 환영
박지원 “朴대통령에 직언할 사람”

與野-靑野-黨靑 소통부재 대립양상속
청구동계·7인회와도 긴밀한 관계 유지
3金의 후예들 ‘대화정치’ 이뤄낼지 관심


요순(堯舜), 문경(文慶), 정관(貞觀), 동양사에서 손꼽는 대표적인 태평성대(太平聖代)다. 서양사에서 네르바, 트라야누스, 하드리아누스, 안토니누스 피우스,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 등 로마황제 때를 오현제(五賢帝) 시대로 꼽는다. 이들이 다스렸던 시대는 수 만년 인류사에서 촌음(寸陰)에 불과하지만, 오랜기간 기억되는 이유에서 훌륭한 지도자를 바라는 ‘정치적 인간(homo politicus)’의 본성을 엿볼 수 있다.

해방 이후 20세기의 대한민국을 인물로 나열하면 이승만, 박정희 그리고 ‘김영삼ㆍ김대중ㆍ김종필’의 삼김(三金)으로 요약된다. 전두환ㆍ노태우 정부는 12년간의 치세에도 불구하고 박정의 정부의 연장이자, 삼김시대의 진앙(震央)이란 점에서 정치철학적 상징성은 상대적으로 옅다. 그런데 2003년 김대중 대통령 퇴임으로 막을 내린 ‘삼김시대(三金時代)’가 10년만에 부활할 조짐이다.

▶복귀한 서청원, ‘응답하라 1984’=10ㆍ30 화성갑 재보궐선거로 7선에 성공한 서청원 의원이 가장 먼저 통화한 사람은 여당 지도부가 아니라 정대철 민주당 고문이다. 서 의원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정 고문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출신이다. 1984년 출범한 민주화추진협의회는 정치 라이벌이었던 YS와 DJ 간 일종의 동맹으로 1985년 신민당의 전신이 되고, 1987년 6ㆍ29선언을 이끌어내는 발판이 됐다.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도 이때만큼은 한솥밥을 먹는 동지였던 셈이다. 30여년 세월이 흘러 하나 둘 뒤로 물러났던 상도ㆍ동교동계 정치인들은 당파를 떠나 ‘동지’의 귀환에 일제히 화답했다.


동교동계 출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1인 지배 체제로 혼자서 결정하는 구조인데, 서 전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만한 사람이라 기대한다”고 에둘러 애정을 표현했다. 동교동계 중진 출신으로 지난해 대선에서 전격적으로 박근혜 캠프에 합류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은 “서 의원이 어렵게 꼬인 정국을 푸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경륜 있는 정치지도자의 한 사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반겼다.

같은 상도동계 출신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유력한 당내 경쟁에 직면했지만, 정치의 복원이라는 큰 틀에서 서 의원의 복귀를 환영하고 있다.

▶상도ㆍ동교 지나 청구동까지=현 대치정국은 여야, 청와대와 야당뿐만 아니라 당청 간 소통부족으로 극단 대립 양상도 띠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와 대통령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7인회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서 의원은 1990년 민정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 3당 합당의 주역이었다. 민정당 계열뿐 아니라, 공화당 계열인 김종필(JP) 전 총리와도 인연을 맺은 지 오래다. JP계열은 청구동계로도 통한다. 당장 7인회의 좌장 격인 김용환 전 자민련 부총재는 JP의 최측근이다. 또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JP의 첫 국무총리 시절 중앙정보부와 인연을 맺었고, 유신헌법의 초안을 만들기도 했다.

이 밖에도 5ㆍ6공화국 출신인 최병렬, 김용갑 고문 등과도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을 거치며 의정생활을 함께 했다. 3김의 후예들은 대부분 7인회 멤버들과 현역 정치를 같이 했다. 특히 서 의원은 자민련 기반의 충청 출신으로, 부산ㆍ경남에 기반을 둔 YS를 따랐고, 호남이 근거인 동교동계와 친분이 깊다. 그리고 대구ㆍ경북을 기반으로 한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이 크다.

▶3김의 후예들, 삼김일통(三金一通)의 정치 보여줄까?=꼬일 대로 꼬인 정국에 대해 여야 중진의원들은 3김시대의 정치력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상도동계 출신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3김시절이야 싸울 땐 싸우더라도 대화의 끈은 놓진 않았다. 정치란 게 상대가 있어야 하고 상대를 인정하면서 시작하는 것인데,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지금의 정치실종 상황으로 나오는 것 아닌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서부터 정치 복원이 가능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자민련 출신의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은 “그때 정치에는 사람냄새가 났다. 의원들끼리 국회에선 다투지만 개인적으론 식사도 같이 하고 소주도 같이 했는데, 요즘은 전혀 그런 게 없다. 서로 적대시하는 게 강하다. 여야 간 대화가 안 되니까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도 “지도자가 정치에 매듭이라든지 정치의 방향을 설정해 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부채의식을 서로 지고 있는 서 의원의 역할에 기대를 걸었다. 서 의원은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정치복원을 화두로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우리도 야당을 해봤지만 여야는 갑을관계가 아니고 공생, 공존을 통해 윈윈해야 한다”고 대야 관계 개선을 언급했다. 또 “새누리당은 더 겸허한 자세로 야당과 소통하고 대화해야 하며 ‘정치복원’을 해내는 데 제 경험과 경륜을 다 쏟아부어 밀알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자신에게, 3김시대를 경험한 경륜 있는 정치인에게 쏠리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홍길용ㆍ백웅기ㆍ이정아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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