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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중국어~불어... 朴대통령의 지피지기(知彼知己) 외교공략법
[파리=한석희 기자]“위대한 것을 성취하려면 행동 뿐 아니라 꿈을 꿔야 하며 계획할 뿐 아니라 믿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메데프(MEDEF)에서 열린 한-프랑스 경제인 간담회에서 불어로 프랑스의 대문호 아나톨 프랑스(Anatole France) 명언을 인용했다. 아카데미 프랑세스 회원이기도 했던 아나톨 프랑스는 아름다운 문체로 자기 자신을 포함한 인간 전체에 대해 신랄한 풍자를 한 ‘타이스’ ‘실베스트르 보나르의 죄’ 등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대문호로 꼽힌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중국 순방 당시 박 대통령은 칭화대에선 “곡식을 심으면 일년 후에 수확을 하고, 나무를 심으면 십년 후에 결실을 맺지만, 사람을 기르면 백년 후가 든든하다”는 중국고전 관자의 한 구절을 또렷한 중국어 발음으로 연설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프랑스와 중국 등 문화 자존심이 강한 국가들에서 이뤄진 박 대통령의 연설엔 그 나라 대문호의 명언 혹은 고전을 그 나라의 언어로 인용하는 공통분모가 있다. 외국어에 강한 여성 대통령으로서의 장점을 십분 발휘, 지피지기(知彼知己)식 외교 공략법의 방정식을 쓰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날 한-프랑스 경제인 간담회 20여분간의 연설을 모두 불어로 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경제인 간담회에서 외국 대통령이 불어로 연설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후문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박 대통령의 프랑스어 연설 배경과 관련 “대통령 본인이 프랑스에서 유학했던 인연을 부각해 양국 경제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좀 더 친근성을 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세계 최초로 열기구를 개발해 하늘을 날았던 몽골피에 형제와 한 세기 전에 벌써 잠수함과 우주선을 그려낸 쥘 베른이 대변하듯이, 많은 분야에서 창조적인 경제를 선도해 왔다”며 역사적인 인물을 통해 프랑스인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추켜 세우기도 했다. 불어와 문화에 대한 자존심이 유독 강하기로 소문난 프랑스인은 박 대통령의 파격 행보에 당연히 뜨거운 갈채를 보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청와대 관계자들은 “아시아 국가 지도자가 이렇게 긴 시간 프랑스어 연설을 한 것에 대해 참석자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어떤 참석자들은 한국의 대통령이 프랑스에 대한 이해가 깊은데 놀랍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앞서 중국 명문대인 칭화대에선 22분에 걸친 연설 중 4분여를 중국어로 연설해 중국인들로부터 11차례 기립박수를 받았다. 당시 신화통신, 양즈완바오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은 “박 대통령이 중국어 연설로 중국의 꿈과 한국의 꿈을 융합시켰다”고 호평하기도 했다./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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