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193억엔 예상밖 적자 전환
年실적전망도 40% 축소 부활 암운
FT “아베노믹스 한계 보여준 것”
193억엔
2013년 회계연도 2분기 순손실.
1년전 155억엔 순손실보다 악화.
300억엔
연간 실적전망 대폭 낮춰.
당초 연간 순익 500억엔에서 300억엔으로 하향조정.
전자왕국의 부활은 녹록지 않았다.
일본 최대 전자업체 소니의 2013년 회계연도(2013.4~2014.3) 2분기 실적이 예상밖 적자를 기록하면서 부활의 날갯짓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소니의 분기 실적이 저조하고 연간 실적 전망이 40% 하향조정되면서 (부활을 위한) 반전 전략에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발표된 소니의 2분기 순손실은 193억엔에 달했다. 이는 1년 전 155억 순손실보다 악화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51% 감소한 148억엔을 기록했다. 매출은 11% 개선된 1조7800억엔으로 집계됐다.
적자의 주범은 영화 사업 부진이 꼽혔다. 소니가 투자한 영화 ‘화이트 하우스 다운’과 ‘애프터 어스’가 히트하지 못하면서 영화 수입이 폭락했다.
소니는 연간 실적전망도 대폭 낮췄다. 당초 연간 순익을 500억엔으로 전망했지만, 300억엔으로 하향조정했다.
앞서 소니는 지난 1분기 5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작년 4월 취임한 히라이 카즈오 최고경영자(CEO)는 “소니의 장기침체를 끝내겠다”며 TV사업 축소, 인원 감축, 스마트폰 집중 등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니의 매출이 10.6% 오른 것은 호의적인 환율 덕택”이라며 “대부분이 환차익이었고, 엔저 효과가 없었다면 소니 판매 실적은 9% 하락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흑자 몇 달 만에 도래한 소니의 적자 전환은 ‘일본 주식회사’를 부흥시키려는 아베노믹스 능력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WSJ은 “이번 소니의 실적부진이 미국 헤지펀드 업체인 서드포인트 대표 대니얼 롭의 ‘소니 엔터테인먼트 분사’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니 지분 6.5%를 보유하면서 1대 주주에 올라선 롭은 “소니 엔터테인먼트는 불필요하게 큰 회사 구조와 마케팅 예산을 갖고 있다”며 “소니 엔터테인먼트 지분 20%를 기업공개해 기존 주주들에 넘기라”고 촉구해왔다. 하지만 소니 측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회사의 주요 동력이라며 분사 제안을 거절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