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 日통화정책 중심축으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하마다 코이치 전 예일대 교수는 불황을 타개하려는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양적완화(QE) 정책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들이다.
옐런은 Fed의 의장후보로 지명돼 미국 경제를 이끌어갈 대세로 거론되고 있고, 하마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자문역으로 정부주도의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이론적 배후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1918~2002) 전 예일대 교수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일대 대학원을 졸업한 옐런과 하마다는 모두 제임스 토빈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지난 198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토빈은 외환거래에서 투기를 막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세금을 부과하는 ‘토빈세’를 제안했다.
분산투자의 이론적 토대인 ‘포트폴리오 이론’을 정형화한 것으로도 이름이 높다.
그는 특히 시장에서의 정부개입을 중시하고, 현재 미ㆍ일 양적완화와 비슷한 국채매입과 금리인하 정책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옐런과 하마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재닛 옐런 하마다 코이치 제임스 토빈 |
토빈은 지난 1961년부터 1962년까지 케네디 행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재직했다. 당시 미국은 7년 간의 불황을 겪고 경기회복을 위해 힘을 쏟고 있었다. 그는 시장에 대한 이론적 연구를 바탕으로 자신의 전략을 실행에 옮겼고 일명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발동했다. 미국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통해 장기국채를 매입하고 단기국채를 팔아 장기금리를 하락시켜 투자 촉진과 함께 내수를 활성화시켰다.
전직 Fed 관료였던 에드윈 트루먼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동료인 윌리엄 브레이너드 교수와 함께한 자산시장에 대한 토빈의 연구가 양적완화의 근간이 되는 필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토빈의 제자 옐런도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유지에 보다 호의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실시된 QE3의 채권매입 규모가 올해 1월부터 확대(월 400억달러→850억달러)된 것도 옐런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강력한 압력을 넣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토빈이 세상을 떠난 2002년, 옐런은 예일대 학보 예일데일리뉴스에 “그는 학생들이 중요한 일을 하도록 독려했다”며 “그 일은 학문적인 수준을 높이는 것이었을 뿐 아니라 인류의 복지를 개선하는 것이었다”라고 추모하기도 했다.
역시 토빈의 제자인 하마다의 경우 올해 예일대 교수 정년퇴직 후 아베 행정부에서 정책자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마사키 시라카와 전 일본은행(BOJ) 총재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보다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을 주문했다.
그는 올 3월 취임한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와 함께 아베노믹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마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BOJ의 프로그램이 “자산시장의 활동을 강화하고 부진한 실물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라며 “토빈-브레이너드의 접근방식을 확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Fed와 BOJ는 모두 10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