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美증시
다우·S&P500 사상 최고치 경신
인도 안도랠리
이달 외국인자금 20억달러 몰려
자금 유로존 유턴
DAX 9000돌파…伊국채값 급등
글로벌 자금이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짊어지기 시작했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과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숨죽여 왔던 투자자금이 본격적인 베팅에 나서면서 선진국 주식시장이 잇따라 사상 최고치 경신 축포를 터뜨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셧다운(연방정부 부분 업무 중지)발 소프트 패치(경기회복기의 일시적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유럽 1위 경제대국인 독일의 DAX30지수도 종가기준 사상 첫 9000선을 돌파했다. ▶관련기사 6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지연이 확실시되면서 ‘풍부한 유동성’에다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장세’ 기대감이 더해져 글로벌 증시가 동반 랠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았던 유럽 경제는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기의 진앙이었던 그리스는 내년엔 7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스페인도 3분기 수출 호조에 힘입어 2년 이상 이어진 경기침체에 종지부를 찍었다.
신흥국은 ‘버냉키 쇼크’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지난 5월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이후 요동쳤던 신흥국 금융시장은 최대 위기국이었던 인도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의 라구람 라잔 총재는 이날 “인도 경제는 잠재적으로 두자릿수 성장이 가능하다”며 2개월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론에 대한 경계론도 만만찮다. 세계 최대 자산운영사인 미국 블랙록의 로런스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에 거품이 끼고 있다”며 “시장이 또다시 너무 과열됐다. Fed는 조속히 테이퍼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리스크 온(Risk On)’이 ‘리스크 제로(Risk Zero)’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란 점도 부각되고 있다. 시점이 문제일 뿐 언젠가는 뿌려놓은 유동성을 거둬들여야 하기 때문에 테이퍼링 리스크는 여전하다. 고용시장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은 미국이 테이퍼링 경착륙으로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고, 신흥국의 외환 위기 재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