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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이 바꿔놓은 美 유통업계 “추수감사절에도 문 열어”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유통업계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얼어붙은 소비에 고심하던 미국 유통업체들이 ‘명절에는 쉰다’던 전통을 깨고 명절 당일에도 문을 활짝 열며 소비자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29일(현지시간)은 미국에서 연중 최대 규모의 쇼핑이 이뤄지는 ‘블랙프라이데이’다.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11월 28일)의 다음날인 이날부터 전국의 유통업체들이 크리스마스 세일에 들어가 본격적인 연말 쇼핑기간을 알린다. 유통업계로서는 연매출이 판가름나는 대목 중의 대목이다.

그런데 최근 백화점과 쇼핑몰 등 유통업체들이 추수감사절 당일에 쉬던 전통을 버리고 추수감사절부터 영업전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업계에선 ‘블랙프라이데이’ 대신 ‘블랙써스데이’ 특수를 주목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백화점인 메이시스 백화점은 지난 14일 사상 처음으로 올해 추수감사절에 전국 800여개 점포를 개점하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로드앤테일러 백화점과 시어스 백화점은 물론, 미시간 주의 브라이어우드몰을 비롯한 지역 유통업체들도 추수감사절 영업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온라인 경제매체 ‘24/7 월스트리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추수감사절 당일부터 문을 여는 방안을 적극 고려 중이다.

또 연말 특수를 맞는 대표적 장난감 전문업체인 토이저러스도 이달 들어 간이 점포를 확장하는 등 연말 쇼핑시즌 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는 장기화된 미국의 경제 침체로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유통업계의 자구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와 재정위기 등 악재가 겹치며 씀씀이를 줄이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미소매협회(NRF)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가 연말 쇼핑기간에 작년보다 소비를 줄일 계획이라고 대답했으며, 29%는 불안정한 정치상황 때문에 연말 쇼핑 예산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또 재정위기 여파로 올해 미국인의 연말 쇼핑 규모는 지난해 개인 평균 752.24달러에서 737.95달러로 약 2%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로이터가 17일 공개한 실물경제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현 4분기 성장이 연율 기준 2.3%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9월 조사 때의 2.5%보다 낮아진 것이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워싱턴의 미친 짓이 소비자와 기업 신뢰에 모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성장에 심각한 걸림돌”이라고 경고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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