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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감>지하에 고여있나…5만원권 환수율 17%로 급락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지난달 5만원권의 환수율이 17%에 그쳤다. 5만원권 발행 원년 이듬해인 2010년 이래로 두번째 10%대 환수율이다. 시중에 발행된 5만원권의 80% 이상의 소재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지하경제 수요 증가에 5만원권이 쓰이고 있다는 관측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낙연 의원실(민주당)에 제출한 ‘권종별 화폐 환수율’ 자료에 따르면 9월 현재 5만원권의 환수율은 17.0%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보다 31.5%포인트 감소했고, 81.7%의 환수율을 보였던 6월과 비교하면 무려 64.7%포인트가 빠졌다. 환수율이란 발행액에 대한 환수액의 비율로서 특정 기간 동안 중앙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량 대비 회수된 화폐량의 비율을 나타내준다.

중앙은행이 돈을 시중에 공급하면 은행을 통해 기업ㆍ개인을 거쳐 다시 은행, 중앙은행으로 순으로 되돌아온다. 환수율이 높다는 얘기는 화폐가 시중에서 활발히 유통된다는 뜻이고, 반대로 낮다면 화폐가 어딘가에 묶여 있거나 미상(未詳)의 용도로 유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17%의 환수율을 보였다는 것은 한은이 1조원어치의 5만원권을 발행했을 때 1700억원을 제외한 8300억원의 용처 파악이 어려운 상태를 가리킨다.

이런 가운데 9월말 현재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은 39조7394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무려 7조4000억원 가량 물량이 증가했다. 9월 한달간 5만권원의 순발행액(기간중 발행액-환수액)은 약 1조8000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다.

5만원권의 발행잔액은 급증하는 반면 환수 규모는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 1~3분기 평균 환수율은 48%로 지난해 평균(61.7%)을 밑돌고 있다.

따라서 5만원권의 수요 증가와 저조한 환수율을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과 연관짓는 목소리가 높다. 올 들어 양성화가 본격 추진되면서 과세대상에 포함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고액 자산가들의 현금보유 성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고액권으로 보관과 운반에 용이한 5만원권이 대량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낙연 의원은 이날 “현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등 지하경제 활성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정책으로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모순에 빠져선 안된다”며 “대신 화폐 유통을 원활히 해서 지하경제 양성화의 근본적인 정책 마련에 힘써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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