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지난 9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4년 만에 0%대를 기록했다. 양호한 기상 여건에 따른 농산품 물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달 보다 0.8% 상승했다. 1999년 9월(0.8%)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월대비로는 0.2% 올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통계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해 9월의 경우 태풍, 집중호우 등 기상악화로 농산물가격이 급등했고, 원유가격도 크게 올랐었다”며 “이에 반해 올 9월에는 기상이 양호해 농산물 가격이 내려갔고 원유가격 상승 역시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는 올 1월 1.5%에서 5,6월 1.0%까지 하락한후 7월 1.4%, 8월 1.3%로 잠시 오름세를 보이다가 9월 들어 0%대로 낮아졌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6% 상승했고 전달보다는 0.4%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ㆍ에너지제외지수의 전년 동월대비 상승률은 1.3%, 전월 대비로는 0.3%였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하락했다. 전달과 비교해서는 0.2%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9월보다 7.8% 급락했으며 전달보다도 2.2% 내려갔다.

품목별로는 상추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8% 떨어진 것을 비롯해 호박(-46.9%), 파(-37.5%), 오이(-34.7%) 등의 가격이 지난해 9월보다 크게 떨어졌다. 한 달 전과 비교해도 포도(-21.2%), 고구마(-16.4%), 부추(-22.5%) 등의 가격이 낮아졌다.

반면 공업제품은 썬크림(48.8%), 로션(18.4%), 우유(10.6%) 가격이 오르며 전체적으로 전달보다 1.0%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0.8% 상승했다.

또한 도시가스(5.2%), 전기료(2.0%), 지역난방비(5.0%) 등 주요 공공요금이 1년 전에 올랐다.

전세는 전년 동월보다 3.1%, 월세는 1.6% 각각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올랐고 전달보다 0.2% 하락했다. 공동주택관리비(8.3%), 중학생 학원비(3.3%) 등이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정부는 0%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9월의 0%대 상승률은 기저효과, 공급측 요인 안정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조만간 1%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며 “기상악화, 국제유가 변동 등 공급측 불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고, 수요회복 추세임을 감안할 때 상승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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