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들의 유방암 발병연령이 높아지면서 뚜렷한 서구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 2013 한국 여성 유방암 백서‘에 따르면 2011년 전체 유방암 환자중 폐경후 여성(50대 이상)의 유방암 비율이 51.3%를 기록, 최초로 폐경전 여성의 발병률을 역전했다. 유방암 환자의 중간나이도 2000년 46세에 비해 4세 증가한 50세를 기록했다. 한국유방암학회 윤정한 회장은 유방암 백서 발간을 기념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국인 유방암 지형이 바뀌고 있다”며 “발병과 치료 모두에서 뚜렷하게 서구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여성 유방암 발병률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연간 유방암 환자 발생률은 1996년 3801명에서 2010년에 1만6398명으로 늘어나 15년 사이에 약 4배 증가했다. 그동안 유방암 환자는 폐경후 여성 환자가 많은 서구와 달리 폐경전 40대 이하 젊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3∼40대 젊은 유방암 환자의 발병률은 감소했지만 50대 폐경후 유방암환자의 발병률은 계속 증가, 전체적으로 발병 연령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여왔다. 2006년에서 2010년 사이의 연령별 유방암 환자 발생 비율을 보면 50대 환자 발생 비율은 25.7%에서 29.1%로 상승하고, 60대 환자 발생 비율도 13%에서 14%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 환자의 발생 비율은 40%에서 37%로, 30대 환자 비율 역시 14.3%에서 12.7%로 줄었다.

유방암학회 허민희 통계이사는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위험 요인은 늦은 첫 출산과 수요 경험 없음, 이른 초경 및 늦은 폐경, 비만, 음주 등으로 일반 유방암 증가 요인과 다르지 않으나 폐경 후 여성일수록 비만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방암 발병률이 늘면서 유방보존술과 유방재건술 등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수술 비율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에는 유방암 수술 환자들 중 70% 이상이 유방전절제술을 받아 여성의 상징을 잃는 심리적 고통을 동반했다. 그러나 유방보존술의 빈도가 계속 증가해 2000년에는 27.9%에 불과했던 것이 2011년에는 67.5%를 차지했다.

김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