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임대주택의 천국’ 싱가포르 너마저…
외국인 노동자 유입 증가 등
인구 9년새 5배…주택난 심각
정부, 지하도시 건설까지 고려
시민 반발·건설비 부담 ‘걸림돌’




‘임대주택의 천국으로 세계인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던 싱가포르 마저….’

임대주택 공급으로 일찍이 주택시장 안정화를 이룬 싱가포르에서도 최근 인구 급증으로 인한 물량 부족에 집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택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싱가포르 정부는 지하도시를 건설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등 고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싱가포르의 주택난은 협소한 영토와 인구 증가 때문이다.

싱가포르 국토 면적은 총 697㎢로 우리나라 서울시(605㎢) 크기 정도인데다, 지반이 약한 연안 부지가 많다. 이중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물에 잠기는 곳도 국토의 20%에 달한다. 애초에 주택 건설이 가능한 땅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1966년 토지수용법을 제정해 국유지를 취득하고 공공 임대주택을 건설해 공급해왔다.

하지만 최근 인구 급증은 50여년간 이어져온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도 무색케 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인구는 빠르게 불어나 주택난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 110만명에 불과하던 인구는 올해 540만명으로 5배가 뛰었다. 정부는 15년 뒤엔 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건물 높이 제한 조치도 싱가포르의 부동산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싱가포르에서 아파트 건물의 최고 높이는 70층으로 제한돼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특히 공항이나 공군 기지 근처의 건물일수록 엄격하게 층수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주택난 해소를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미개발지 및 군 기지 환수나 바닷가 연안 부지 개발까지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좁은 영토 탓에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결국 싱가포르 정부는 지하도시를 건설해 주택난을 타개하겠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은 물론 일자리, 교통ㆍ편의시설까지 지하로 옮겨 새로운 거주공간을 창조하겠다는 복안이다.

그 일환으로 지하 고속도로와 환승센터가 이미 건설 중이며, 최근에는 주롱 석유화학단지 내 지하 부지에 60만7028.463㎡에 달하는 원유 저장고를 세우고 있다. 면적 20만2342.821㎡에 30층 규모의 지하 과학단지도 싱가포르 서부에 들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지하주택 건설비용은 지상보다 서너배 높고 시민들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의 주택정책이 힘에 부칠 수도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