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3자회동은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이해가 맞아 회담은 어렵사리 성사됐지만 이날 회담 결과에 따라 정국파행이 장기화될 것이냐, 아니면 봉합점을 찾을 것이냐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일단은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두고 3자 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된다는 점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민심의 울돌목이라 할 수 있는 추석이 있는 만큼 타협점을 찾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점차 동력을 잃어가는 분위기인 데다, 청와대와 새누리당도 정국 파행의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크다.
지금처럼 대부분 국민들의 관심권 밖에 있는 정치적 문제들로 여야 대치가 계속될 경우 추석 ‘밥상머리 민심’이 어느 한 쪽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선 오는 10월 재ㆍ보선과 내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구태의연한 모습을 계속 연출하게 되면 ‘안철수 신당’과 같은 제3세력의 출현을 돕게 된다는 공감대가 흐르고 있다. 서로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한동안 국회에서 ‘오월동주’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정치인이 제일 두려워 하는 시기가 언제인줄 아느냐. 바로 추석과 같은 명절”이라며 “청와대 여야 모두 민생 파탄의 비판을 감당하긴 힘든 상황에서, (회담에서) 뭔가 의미있는 내용이 도출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야당 내 강경파와 협상파 간에 헤게모니 다툼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열리는 회담이어서 자칫 민주당이 실질적 성과를 얻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선다면 정국이 더욱 꼬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이날 3자회동을 수용하면서 “대통령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달은 것에서 보듯 청와대와 민주당이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또 다른 파국이 예고된다는 위기감도 있다.
그렇게 되면 청와대는 물론 여야 모두에게 정치적 타격이 예상된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장기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민생법안 처리나 예산 심사, 국정감사 등이 걸린 정기국회가 공전상태로 치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장기화된 대치 국면은 국정과제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청와대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이와관련 “만일 국정원 개혁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없으면, 정기국회 정상화는 물건너가고 정국 파행이 불가피해진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