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는 8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 위원들의 투표를 통해 마드리드(스페인), 이스탄불(터키)을 제치고 2020년 제32회 하계올림픽 개최도시로 선정됐다.
이로써 도쿄는 1964년 제18회 대회 이후 56년 만에 다시 하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 영국 런던(3회),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 그리스 아테네에 이어 5번째로 하계올림픽을 2회 이상 개최하는 도시가 됐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일본은 1964년 도쿄 하계올림픽, 1972년 삿포로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이어 통산 4번째 올림픽 개최 자격을 얻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동·하계 올림픽이 2회 연속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진기록도 세우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IOC 위원들이 마드리드와 이스탄불의 경제·정치적 불안함 대신 안전함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도쿄는 이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을 얻지 못해 2차 결선 투표까지 갔다. 1차 투표에서 동률을 기록한 이스탄불과 마드리드가 재투표를 벌인 끝에 이스탄불이 49-45로 승리, 결선 투표에 진출했으나 도쿄의 벽을 넘지 못했다. 도쿄는 결선 투표에서 60표를 획득, 36표에 그친 이스탄불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도쿄는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에도 도전했으나 2차 투표에서 탈락,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와 마드리드가 벌인 결선 투표에 오르지 못했다.
도쿄는 유치전 후반까지 가장 유력한 개최 도시 후보로 떠올랐지만 막판 ‘방사능 올림픽’이라는 최대악재에 무너지는 듯 했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건으로 다케다 쓰네카즈 도쿄 올림픽위원회 이사장이 5일 기자회견서 외국 기자들의 질문 포화를 받았고 다케다 이사장이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다.
하지만 아베 신조 총리가 투표 직전 열린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일부에서 후쿠시마 사고 때문에 걱정하지만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문제가 도쿄에 영향을 준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해 IOC 위원들의 표심을 붙잡았다.
한편 도쿄가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을 올림픽 본선 진출과 성적에 한층 유리하다는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은 시차가 전혀 없는데다 체력과 컨디션 조절에 가장 중요한 먹거리가 비슷하고 국내서 조달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도쿄 올림픽은 2020년 7월24일 개막해 8월9일 폐막할 예정이라 다소 더운 날씨가 우려되지만 전체적인 기후는 한국과 비슷하기 때문에 큰 부담은 되지 않을 전망이다.
또 일본이 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대부분 종목에서 올림픽 본선에 자동 출전하기 때문에 그동안 일본과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다퉈온 일부 종목의 경우 본선으로 향하는 길이 더 넓어졌다. 한국은 이웃나라 중국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서도 수월한 현지 적응을 바탕으로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따내며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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